트럼프 행정부, 민주당 지도부 분열 꾀해
셧다운 풀려 슈머에 협상 손길 내밀었지만 거절 당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장기인 30일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중단) 사태를 풀기 위해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의 내분을 꾀했지만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사태가 사상 최장 기록(21일째)을 돌파하기 며칠 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핵심 쟁점인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처리 등에 대해 논의하자며 백악관을 방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전에는 슈머 원내대표가 혼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 협상을 벌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슈머 원내대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함께 라면 만나겠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후 슈머 원내대표와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고 그들이 사전 예고한대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슈머 원내대표는 놔둔 채 펠로시 의장에게만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는 20일에도 "낸시 펠로시는 너무도 비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너무 좌파에 치우쳐서 이제는 공식적인 좌파 민주당원이다. 자기 당의 '좌파'들에게 빠져서 당의 장악권도 잃었다. 그건 그렇고, 샌프란시스코의 지저분한 거리의 청소나 잘해라"라고 맹비난했다. 슈머 원내대표에 대한 공격은 없었다.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청소년 추방 유예조치(DACA) 철폐 3년 유예를 조건으로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57억달러를 처리해달라는 조건을 내건 것도 비슷한 시도였다. 하지만 슈머 원내대표와 펠로시는 분열하지 않은 채 "무조건 셧다운을 푼 다음에 논의하자"며 일치한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로한나 민주당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하원의장이나 상원 원내총무는 자신들의 권력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둘 다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권력을 휘두를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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