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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어떤 미사일도 파괴"…北美 막판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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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워싱턴 도착 당일 미사일 파괴 능력 과시
기 싸움 하면서도 ICBM 폐기 비핵화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미사일 전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미사일 전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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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뉴욕 김은별 특파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에 도착했다. 그의 도착과 함께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ㆍ미 간의 최종 담판이 시작됐다.

상황은 긴박하게 흐르고 있지만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핵 신고 등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압박 중이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상응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오간 친서를 통해 사전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극적인 비핵화 조치와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가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의 도착 당일 열린 미사일 방어 전략 발표 행사 연설에서 "우리의 목표는 간단하다. 미국을 향해 어디서든 어느 때든 발사되는 어떤 미사일도 반드시 탐지해 파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라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을 통해 회담 전 기선 제압에 나선 셈이다.

이 발언은 미국 정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폐기하는 수준에서 북한과 우선적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후퇴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핵 폐기가 아닌 미국만의 안전을 위한 ICBM 폐기로 양측이 비핵화에 합의할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는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감안하면 이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비핵화 조치를 여전히 압박 중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DC 도착 하루 전인 지난 16일에도 북한의 "구체적인(concrete) 핵무기 폐기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톱다운' 방식의 담판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ㆍ중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4차 북ㆍ중 정상회담에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하고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전했다. 다만 미국이 원하는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이 미국에 대해 경제 제재 완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DC 부근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일행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대형 SUV 차량 5대가 도착 1시간여 만인 오후 7시 35분께 경찰차 호위 속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사진은 김 부위원장 일행이 탄 차량이 출발하기 직전 눈이 내리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앞줄 왼쪽 세번째) 등이 영접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부근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일행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대형 SUV 차량 5대가 도착 1시간여 만인 오후 7시 35분께 경찰차 호위 속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사진은 김 부위원장 일행이 탄 차량이 출발하기 직전 눈이 내리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앞줄 왼쪽 세번째) 등이 영접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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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위원장이 워싱턴DC 일정을 2박3일로 연장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당초 1박2일을 예상했다가 체류 일정을 하루 더 늘린 상황 자체가 회담의 긍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증표라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양측이 작심하고 만나는 만큼 성과가 있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김 부위원장에 앞서 스웨덴에 도착해 사실상의 북ㆍ미 실무회담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은 북측도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고위급 회담에 이어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공식 발표된 후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곧바로 스웨덴으로 향할 수 있다. 최 부상과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기 위한 실무 협상을 곧바로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ㆍ미 간 협상에서 중국도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비핵화를 위한 다자협상을 강조한 만큼 중국도 적극적인 동참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 주석은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데 중국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겠다는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책임지는 쿵쉬안유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김 부위원장의 방미에 맞춰 17일 방한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쿵 대표는 이날 한중 북핵수석대표 회담에서 올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유지, 발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러한 진전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수행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 역시 향후 예상되는 대북 제재 완화,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에서의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한 주요 외신은 김 위원장이 설 연휴 이후에 베트남 다낭을 방문할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김 위원장 방문은 맞지만 방문 목적이 북ㆍ미 정상회담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낭의 고위 당국자는 "이런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같은) 행사 개최를 의뢰받은 적은 없지만 (외국 고위급 인사를 뜻하는) 'A1'의 방문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지침을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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