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기자회견
"조성길, 이탈리아에는 망명 신청 안 해"
"탈북자 재송환·여성인권 특히 우려"
"北, 없는 자원도 핵무기에 쓰고 있어"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획탈북 의혹이 제기된 북한식당 종업원들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11일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는 망명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에서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면서 특히 탈북자 송환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성길, 행방 몰라…이탈리아엔 망명 신청 안 해"
조 대사대리가 잠적한 지 3개월이 돼 가지만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추측만 난무한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미 북한으로 송환된 것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로마에서 발행되는 일간 일메사제로는 "조성길이 이미 미국 또는 영국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잠적 초기에 이탈리아 정보기관이 조성길을 보호하고 있다가 그를 미국 측에 넘겼고, 미국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를 통해 조성길을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으로 데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 대사대리의 잠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타진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北, 나라 전체가 감옥이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예외 없이 착취성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강제퇴거를 당하는 등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주민 대다수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상명하복식 가부장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 사회를 지배하고 부패가 만연하며,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배급제도는 이미 무너졌고, 북한 내 사회적·경제적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면서 "특히 평양이 아닌 외곽 지역의 경우는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부족한) 자원을 핵무기를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방북을 허용하지 않는 북한 정부에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북한 내부 인권 조사를 위해) 지난 3년간 북한 정부에 협력을 요청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입국과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북한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국제협력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북자 재송환, 가장 우려 돼"
그는 "탈북민들이 북한과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재송환이 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돌려보내진 북한 주민들은 조사를 받고 학대를 받는다. 일부는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관계국과 당국자들을 포함해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특히나 북한과 국경을 접하는 중국 정부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北 여성차별 극심"
그는 "북한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큰 차별을 받는다"면서 "한 탈북자는 내게 '북한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복종을 해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고 말했다.
◆방한 결과 토대로 유엔 인권이사회 보고
한편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직책은 2004년 유엔 인권위원회 결의에 따라 설치됐다. 특별 보고관은 북한인권 상황을 조사·연구하여 유엔 총회 및 인권이사회에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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