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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아쿠아맨의 고향 '아틀란티스', 정말 핵전쟁으로 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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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아쿠아맨'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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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설의 문명 아틀란티스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아쿠아맨'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아틀란티스 대륙 전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아틀란티스 전설은 단순 구전설화에 그치지 않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저서 '티마이오스(Timaios)'에서도 언급되는 등 대서양 일대에 있었다는 고대 문명이다. 플라톤이 전하는 아틀란티스는 지금으로부터 1만1000여년 전 존재했던 매우 발달된 문명으로 강성한 국력을 믿고 여러 나라를 침공, 아테네도 한때 침략했지만 패배했으며 포세이돈의 분노를 받아 하루아침에 물속에 잠겨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후 2500여년에 걸쳐 아틀란티스와 관련한 각종 설들이 난무하게 됐다. 지브롤터 해협 너머의 거대 국가였다는 아틀란티스는 흔히 '초고대문명설'이라 불리는 일부 유사역사학자들과 SF 작품에서 최첨단 문명을 자랑하던 고대국가로 등장한다. 현대 인류보다 앞선 기술문명을 가지고 비행선과 로봇을 만들고, 핵기술도 보유해 상호간 핵전쟁을 하다가 대륙이 통째로 가라앉는 대재앙을 맞았다는 설도 존재한다. 이 아틀란티스 핵전쟁설은 1960년대 이후 냉전체제 속에서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핵군비 경쟁이 심화되면서 나타났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심지어 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하늘에 있던 '궁창' 이야기까지 포함된, 더 황당한 이야기도 존재한다. 아틀란티스인들이 지구 대기권 상공에 거대한 물탱크를 보유한 기상조절장치를 띄워놓았고, 필요에 의해 비를 뿌리는 등 조절하다가 내전이 도중 이 장치가 핵공격으로 인해 파괴돼 막대한 양의 물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대홍수가 일어났다는 설이다. 이는 고대 인더스 문명에서 핵전쟁이 있었다는 고대 핵전쟁설과 함께 크게 유행했지만, 소설같은 이야기로 취급될 뿐이다.


플라톤의 저서 '티마이오스'에서 아틀란티스는 막강한 세력을 지닌 문명이었으나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받아 하루아침에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는 문명이다. 이후 2500여년간 아틀란티스와 관련된 수많은 전설들이 만들어졌다.(사진=영화 '아쿠아맨' 스틸 이미지)

플라톤의 저서 '티마이오스'에서 아틀란티스는 막강한 세력을 지닌 문명이었으나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받아 하루아침에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는 문명이다. 이후 2500여년간 아틀란티스와 관련된 수많은 전설들이 만들어졌다.(사진=영화 '아쿠아맨'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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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핵전쟁설이 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중적으로 핵무기가 대륙 하나를 하루아침에 소멸시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 무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상호확증파괴 무기인 핵무기가 한꺼번에 오고가면 대륙 하나쯤은 손쉽게 멸망할 것이란 믿음이 내포돼있다. 냉전체제 속에서 핵군비 경쟁이 심해지면서 핵의 위험성이 강조됐고, 반전운동가들이 핵사용을 막아야한다 주장하면서 핵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핵무기가 아틀란티스같은 대륙 하나를 통째로 가라앉히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전에서 핵무기가 쓰인 사례는 단 두 차례로, 1945년 8월 일제 패망의 주 요인이 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투하였다. 지형이 개방적이었던 히로시마는 피해가 컸지만, 산지가 많은 나가사키는 피해가 예상대비 4분의 1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차대전 이후에도 공식적으로만 2000여회 이상의 핵실험이 있었지만, 핵실험 지역들이 가라앉거나 지도상에서 사라진 사례는 없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도 해당 지역 외에 국가 전체가 파멸될 정도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류가 보유한 핵무기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에서 폭발할 경우 가공한 인명살상을 일으키는 무서운 무기이지만, 대륙 하나를 없앨정도로 강력한 무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형급 태풍 하나도 핵무기 2만기에 달하는 위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인류가 보유한 핵무기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에서 폭발할 경우 가공한 인명살상을 일으키는 무서운 무기이지만, 대륙 하나를 없앨정도로 강력한 무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형급 태풍 하나도 핵무기 2만기에 달하는 위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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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간이 만든 핵무기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역에서 터졌을때, 대량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무기임에는 확실하지만 아틀란티스 전설에 나왔듯 단번에 대륙을 가라앉힐 정도의 힘을 가진 무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계절풍 영향으로 여름부터 가을철까지 적도 인근에서 한반도와 일본 일대로 불어오는 태풍조차 중형급이 가진 파괴위력이 핵무기 2만기의 동시폭발력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3월 미국의 CNBC 등 외신들이 발표한 전 세계에 존재하는 핵무기 대수는 1만4500발 정도에 불과하다. 지구상 모든 핵무기를 발사해도, 태풍 하나의 위력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실제 대륙 하나를 한꺼번에 가라앉힐 정도의 해일을 일으키려면, 소행성 충돌과 같은 거대한 힘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6500만년전, 공룡의 지배시대를 끝장낸 K-T 멸종을 일으킨 소행성의 경우, 지름이 약 10~15km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전 세계가 보유한 핵무기의 수만배에 달하는 핵무기를 폭파시켜도 이런 거대한 힘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해일이 아닌, 단순히 핵낙진으로 햇볕이 가려지는 이른바 '핵겨울' 하나를 일으키기 위해서도 100개의 원폭이 필요하다. 지난 2014년 미국 국립대구연구센터 모의실험 결과,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폭 100개가 한꺼번에 터질 경우에 전지구적 핵겨울이 발생, 식량부족으로 인한 전 지구적 기아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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