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살해범, 비협조적 태도 일관…경찰 "다각도로 범행동기 확인 중"

자신의 정신과 진료를 담당한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박모(30)씨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모(30)씨가 휴대전화 잠금장치 해제에 협조하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찰은 휴대전화 외의 방법을 통해 다각도로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씨의 진술에 기댈만한 게 없고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앞서 강북삼성병원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피의자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피의자의 진료 내역과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범행 동기를 밝힐 주요 단서로 꼽히는 박씨의 휴대전화 분석은 난관에 봉착했다. 박씨가 휴대전화 잠금장치 해제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휴대전화는 비밀번호 방식으로 잠금설정이 돼 있다. 휴대전화가 지문 인식으로 잠겨있을 경우에는 설정자가 끝까지 협조하지 않으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강제로 열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밀번호나 패턴으로 잠겨있을 경우, 컴퓨터처럼 포렌식이 불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계속해서 휴대전화 잠금장치 해제에 협조해 줄 것을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해 논쟁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 폭탄을 제거해 달라고 했는데 경비를 불러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이런 진술이 박씨가 횡설수설하는 가운데 나온 만큼 이를 범행 동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임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주거지 근처 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