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누군가 패딩을 칼로 그었다” 제보 올라오자
대형서점, 홍대, 지하철 9호선 등에서 “나도 당했다”
과거엔 여성 다리 노린 ‘먹물 테러’
“상습적인 행위는 실형 선고도 가능”
지난 1일 트위터에 "입고 있던 롱패딩을 뒤에서 칼로 여러번 그어놓는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피해사실이 알려지자 "나도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특정 지하철을 이용한 뒤 외투에 날카로운 칼자국이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가운데 지하철 외 공공장소에서도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져 불안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 한 여성은 SNS 트위터에 “지난달 31일 지하철에서 누군가 제가 입고 있던 롱패딩을 뒤에서 칼로 여러 번 그어놓는 피해를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여성은 “수인선과 인천 지하철 1호선을 탑승했다”며 “바로 경찰에 신고 접수는 했지만, 저 말고도 피해자가 계실까 찾아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첨부한 사진에는 피해자의 패딩이 날카로운 물건으로 찢긴 자국이 선명했다.
현재 인천 지하철 1호선 외에도 서울 지하철 9호선,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 대형서점 등에서 동일한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두꺼운 패딩 재킷의 특성상 외부 충격을 쉽게 느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거론된 피해 장소는 모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으로 피해자들은 곧바로 피해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피해를 호소한 사람이 대부분 여성이란 점에서 일종의 '여성혐오 묻지마 범죄'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처음 피해사실을 SNS에 알린 이에겐 "어느 곳에서 당했나. 그곳은 피해서 다녀야 겠다"며 구체적 장소를 문의하는 추가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피해 소식에 직장인 여성 이모(33)씨는 “출근 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바로 뒤에 누군가 붙으면 불안한 마음에 다른 곳으로 몸을 옮긴다”며 “사람이 가득 차 어쩔 수 없는 경우엔 내리자마자 온 몸 구석구석을 확인하게 된다”고 전했다.
실제 여성만을 노린 범죄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말 A씨(30)는 서울 강남역 부근을 맴돌며 총 16차례나 치마를 입은 여성의 다리에 먹물을 뿌렸다. 그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7년 서울 신촌 일대에서 여성의 다리에 먹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먹물 테러’가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수원대학교 도서관에서 20대 여학생의 가방에 누군가 정액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달아나기도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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