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를 떠나 브레멘으로 가는 길에 먼저 슈타이나우에 들른다. 그림 형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해마다 3월부터 12월까지 인형극을 상연한다. 대부분 '그림 동화'를 소재로 만든 작품들이다. 슈타이나우에서 북쪽으로 운전하면 알스펠트가 나온다. '빨간모자'의 무대다. 그림형제는 카셀에서 가장 오래 살았고 마르부르크대학을 나왔다. 자바부르크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배경이 된다.
그림 동화의 정확한 제목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Kinder-und Hausmaerchen)'이다. '개구리 왕',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빨간 모자', '브레멘 음악대', '어리석은 한스', '백설공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털북숭이 공주', '양치기 소년'처럼 우리가 아는 독일 동화 대부분을 그림 형제가 정리했다. 이들은 또한 1852년부터 8년에 걸쳐 쓴 '독일어 대사전' 열여섯 권으로 불멸의 업적을 새겼다.
그림 동화를 읽다 보면 숲의 한기(寒氣)를 느낀다. 빨간 모자를 쓴 소녀도, 깊이 잠든 공주도 숲속에 있다. 숲은 그림 동화의 고향이자 독일 정서의 근원이다. '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ㆍ2015)'을 쓴 손관승은 "숲은 게르만족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썼다. 유대인에게 사막이 있어 유일신과 성경이 탄생했듯 게르만족의 어둡고 차가운 숲에서 그림 동화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숲은 영혼의 고향이자 상상력의 샘, 독일 정신의 뿌리이다.
독일은 숲에서 역사와 전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간직했다. 그러니 독일인은 숲의 민족이며 독일은 곧 숲이다. 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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