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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난색에 '학생 행복주택' 난항

최종수정 2019.01.03 14:22 기사입력 2019.01.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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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대·LH 학교 내 건축계획
노원구 '민원' 이유로 비협조
사업승인 권한 없는데
건축 가로막아 비판도 제기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학생들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려던 한 대학교의 계획이 관할 구청의 비협조적 태도로 난항에 부딪혔다. 주변 임대사업자들의 피해가 예상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구청 쪽 입장인데, 사업 승인권한도 없는 구청이 주민 협의를 이유로 사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과기대)는 지난해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학교 내 유휴부지에 150가구 규모의 '대학협력형 행복주택'을 짓기로 했다. 행복주택은 주변 임대료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 대학생 사이에선 '행복주택 로또'라고 불릴 정도다. 학교 측은 과기대 학생 50%, 인근 대학생 50%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원구청이 주민 민원을 이유로 사업 협조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20개월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행복주택 건축 얘기가 나오면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민원만 해소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교 주변 임대업자와 주민들은 임대료와 땅값 하락 등을 염려해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사업과 관련해 노원구청의 입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기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전 열린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과기대 땅에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구청이)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선거가 끝자나 "지역구 국회의원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며 말을 바꿨고 최근 들어선 "나노연구단지 계획에 행복주택이 적합하지 않아 동의하기 어렵다"는 오락가락 입장을 냈다.
그런데 정작 이 사업을 승인하거나 관리ㆍ감독할 권한이 구청에 있지 않은 점도 논란거리다. 권한도 없는 노원구청이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하려 드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행복주택사업의 사업자는 국토교통부이며 LH 등 공기업이 시행을 맡는다. 별도의 건축 승인이 필요할 경우 서울시나 국토부가 한다. LH는 서울시ㆍ국토부와의 협의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사업을 진행한 충북대학교는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가졌다. 충북대 관계자는 "학내 유휴부지에 건물을 짓는 것이라 따로 지자체가 사업을 승인하거나 감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급기야 대학생들이 나섰다. 이 학교 정재홍 총학생회장은 향후 집회 등을 열어 행복주택 사업 협조를 촉구하겠다고 했다. 정 총학생회장은 "노원구의 계속된 '말바꾸기'로 신뢰가 떨어졌다"며 "노원구가 학생 주거권에 관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과기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거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행복주택사업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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