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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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도중 정신질환자의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47)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에 대한 동료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일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故) 임 교수가 올렸던 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은 임 교수가 남궁 교수의 글을 읽고 난 뒤 답글 형식으로 작성한 것이다. 남궁 교수는 당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 담당의 입장에서 응급실 내원 상황을 전했다.

고 임 교수는 "얼마 전 응급실에서 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신 선생님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며 "긴박감과 피냄새의 생생함 그리고 참혹함이 주된 느낌이었으나 사실 참혹함이라면 정신과도 만만치 않다"고 적었다.


이어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라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왜 이분이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그 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라며 "그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모두 부디 잘 지내시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고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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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남궁 교수는 "불의의 사고를 전해 듣고 그가 남겼다는 글을 보았다"라며 "피와 살이 튀지 않아도 누군가 내 앞에서 인생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잔인한, 이 사람이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지옥이겠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인간사의 일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궁 교수는 "이번 사건은 너무 어처구니 없고, 끔찍한 것이기에. 도저히 내가 더 붙일 수 있는 말이 없다. 너무 많은 애도가 필요한 시대가 애달프지만,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이 밖에 없어 나는 한다. 나는 나의 연말과 새해, 신년의 모든 소원과 축원과 희망을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훌륭한 선배이자, 동업자이자, 참혹한 전방에서 일생을 바쳤던 그의 영원한 명복과 안식, 깊은 애도를 위해 바치겠다"고 애도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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