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달 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비공개로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경 유착에 대한 범국민적 비난이 거센 가운데 재계 총수와 청와대 핵심 인사의 비공개 만남이 달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최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대한상의를 통해 재계 8대 그룹(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한화) 경영진과의 비공개 만찬을 취소했다. 만찬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자 돌연 "당초 의도와 달라져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계 신년인사회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재계 신년인사회는 지난 1962년 이후 55년간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는데 내년 행사는 청와대가 "재계 행사만 별도로 갈순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비공식석상 또는 공식석상서도 재계 인사와의 만남 자체를 줄여온 현 정부가 정작 대통령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그룹 오너를 직접 만났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이 회동한 시점이 임종석 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기 직전 이라는 점에서 SK그룹의 중동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청와대는 물론 SK그룹도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만난 것은 맞지만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SK그룹은 UAE에서 일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청와대에 협조를 부탁할만한 사업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SK그룹은 현재 예멘 등에서 석유개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진행중이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서는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맡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기업인의 회동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관례상 해온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계는 '최순실 악몽'으로 대표되는 데자뷰를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 지시로 승마협회에 지원한 것만으로 국내 주요 그룹사 경영진들이 법정에 서야했고 이중 일부는 실형까지 선고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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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예전같으면 단순히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부 경제운용 방침을 설명하는 자리로 봤겠지만 삼성 사례만 봐도 현안이 있다면 묵시적 청탁이 되는 시대"라며 "어떻게 보면 당연히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만났을 뿐인데 뒷얘기가 무성해 지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불필요한 의혹을 살만한 자리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경제보좌관의 만찬 취소, 재계 신년인사회 불참 등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는 점은 청와대와 기업이 만나야 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정농단 사태 이후 서로 만나 얘기하는 것 조차 의혹의 시선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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