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없어도 교장 된다" 정책에 둘로 나뉜 교사들
교총 "보은·코드인사 우려" vs 전교조 "능력 있는 교장 선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교육계가 진보와 보수로 갈라졌다. 국내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각각 반대와 찬성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교장공모제는 승진을 중심으로 하는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해 학교 자율화와 책임경영을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7년 도입된 제도다.
일반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자율학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와 자격증 미소지자 가운데 초·중등학교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공모할 수 있다. 단, 2009년 정부는 관련 시행령을 개정, 신청학교의 15%만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 참여 공모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올해 3월1일 기준으로 전국 국·공립학교 9955곳 가운데 공모학교로 지정된 1792곳. 이 가운데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가 교장으로 임용된 곳은 89곳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교육공무원임용령에서 '15% 제한' 규정을 없애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가 교장공모제로 선출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또 학교공모교장심사위원회 위원 가운데 학부모, 교원, 외부위원 참여 비율을 명시해 심사에 학교 구성원의 의견이 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에는 익명으로 지원자의 학교경영계획서를 제공해 교장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심사가 끝난 뒤에는 학교심사위원회와 교육청심사위원회 명단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또 매 학기 '교장공모제 추진 계획'을 통해 교장 결원의 3분의 1 이상 3분의 2 이하를 공모제로 뽑도록 각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던 것을 앞으로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이 교장공모제가 당초 정책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전교조 출신 핵심 인사들의 교장 임용이나 직전 교육감의 코드인사 통로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다. 교육부가 지난 국정감사 때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올해까지 교장 자격증 없이도 공모로 선출된 공모 교장 73명 가운데 70%가 전교조 출신으로 파악됐다.
전교조 측은 "현재의 승진임용제는 점수를 통해 교사들을 통제하려는 관료적 교육제도"라면서 "유능하고 민주적인 교사가 교장을 맡을 기회가 확대돼 학교 혁신과 민주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평했다. '좋은교사운동'과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의 교사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도 교장 공모제 확대 방침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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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교총은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전교조 출신 인사를 위한 자리 늘리기용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난했다. 교총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성실히 묵묵히 일해온 교사들이 승진해 교장 자격증을 얻고 교장으로 임용되는 게 마땅한데 교장공모제가 확산될 경우 그동안 승진을 꿈꾸며 준비해 온 교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원 역시 봉급생활자인 만큼 성과급이나 인사·승진 문제는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교육 현장에서 다시금 진영 논리에 따른 대립이 심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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