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무식 없이 조용히 한해 마무리하는 기업들
부서별 행사·봉사활동 등으로 대체…삼성, 시무식도 계열사별로
경제단체, 내년 변화·혁신 주문…박용만 "실력 검증하는 해 될것"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원다라 기자]어려운 한 해를 보냈던 재계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 한 해를 마무리했다. 총수 구속, 실적 부진 등 힘겨운 한 해를 보낸 삼성,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은 종무식, 창립기념일 등의 행사를 생략한 채 조용히 2017년의 마지막 근무를 마쳤다.
29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종무식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각 부서별로 간단한 송년회를 하거나 연차를 쓰고 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 상태가 지속되는 등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별도의 종무식 없이 소외이웃을 위한 임직원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말했다.
다음 달 2일 있을 시무식도 각 계열사별로 조촐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기 전인 2016년까지 매년 1월 초 임직원 10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신년 하례회 또는 삼성 신임임원 만찬 행사를 마련해왔다. 하지만 신년 하례회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이후인 2015년부터, 삼성 임원 만찬은 올해부터 중단됐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차원의 신년 행사 없이 각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직원들의 관심은 내년 2월 5일에 있을 이 부회장의 선거 공판에 쏠려있다"고 말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은 다시 한번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영상으로 종무식을 대체하고 별도의 행사는 갖지 않는다. 특히 현대차는 이날 50주년 창립기념일이지만,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도 처음으로 해를 넘기게 된 탓에 무거운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LG계열사들도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는 지난 주말 조직ㆍ부서별로 간단한 종무식을 갖고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를 권장휴가기간으로 지정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포함할 경우 최장 9일의 휴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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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각 경제단체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내년에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협업과 혁신을 주문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18년은 한국경제의 실력을 검증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선진국들은 새로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고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턱 밑까지 추격해왔다. 사회 내 불균형, 저출산ㆍ고령화 등 사회문제가 우리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공을 세웠으면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는 뜻의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를 거론하면서 새로운 도전과제를 극복함으로써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018년은 변화의 파고가 과거 어느 해보다 높을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우리 기업들도 가일층 분발해 경쟁의 격화와 보호주의라는 큰 파도를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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