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25 이후…이 시설들을 어찌할텐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금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어느 누구도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는 못할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을 내놓겠다고 한 '연말'이다. 아직 이렇다할 발표가 없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한 두 차례 태스크포스 회의를 더 하고 결론을 내 연내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만큼 방안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뜻이리라.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중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네 곳은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곳이다. 강원도가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세금을 써야 하니 정부 입장도 난처하다.
애초에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잇달았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논란을 확대한 면도 있다. 올림픽을 통해 개인 이익을 취하려 한 자들이 있었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투자가 많았다. 올림픽은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가 큰 스포츠 행사다. 하지만 국정농단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진 무형의 가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대택 국민대 교수는 "무형의 가치가 있다면 금전적 손해가 따라도 올림픽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 문제는 합리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느냐다. 비용을 더 줄이고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억지로 경기장을 사용하느니 차라리 철거가 낫다, 용도를 바꿔서라도 유지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분법적으로 확답할 문제는 아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왜 이렇게 됐는지 원인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경기장을 새로 짓는 데 처음부터 반대했다. 분산 개최 등 대안이 많았다. 하지만 이미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경기장을 지었으니 원래 목적대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강원도는 애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동북아 스포츠와 관광 허브를 만들겠다는 큰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으로 이 방향으로 가야한다. 국제대회를 유치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전지훈련을 오게 만들어 계속 경기장을 활용하고 관광 효과도 누리는 쪽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정용철 서강대 교수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준비나 유치 과정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특감 같은 것이 진행돼 다시는 이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사후활용 방안을 고민하는데, '없는 답'을 찾는 꼴이다. 인스부르크, 캘거리, 릴레함메르 등 역대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들은 스키 휴양지였고 기반 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평창은 그렇지 않았다. 애초에 무리였고 유치에 나설 때부터 경제효과 등이 뻥튀기됐다. 유치 단계에서부터 무엇이 잘못 됐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문체부와 강원도는 그동안 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각 경기연맹 등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후 활용 방안을 논의해왔다. 최근 2주 동안에는 회의가 없었다. 강원도측 관계자는 "이제 더 논의할 것도 없다"고 했다. 정부가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다. 문체부와 청와대가 마지막으로 지원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창을 거쳐 강릉에 다녀왔다. 문 대통령은 KTX 내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강원도만의 힘으로 사후 활용을 잘 하기는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지자체, 시민 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