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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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에다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해 구속하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 총괄회장과 그 일가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에 대해선 배임 혐의 일부와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에 벌금 3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의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서씨, 신유미씨에게 부당 급여를 지급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급여 지급과 서씨,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한 주식 증여 조세포탈 혐의 등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은 우리나라 창업 1세대를 대표하는 상직적인 인물이자 경제계의 거목으로 경영인의 거울이 돼야할 위치에 있음에도 계열사 자금을 사유재산과 같이 처분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은 20살의 젊은 나이에 일본으로 넘어가서 롯데를 현재와 같이 재계 서열 5위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며 "회사의 재산을 사유물로 여겨도 된다는 과거의 그릇된 경영 방식이 이 범행에 이르게 했지만 소유와 경영의 일체라는 경영 원칙이 현재 롯데그룹의 성장 원동력 됐다는 점은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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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 중에서는 일부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받고 서씨 모녀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서씨 모녀에게 부당 급여를 지급한 혐의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다만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과 관련한 배임 혐의는 손해액을 산출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됐다.


롯데피에스넷이 ATM기를 구매하는 과정에 중간 업체로 롯데기공(롯데알미늄)을 끼워 넣거나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471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는 무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뜻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해도 범행 실행 과정에서의 역할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신 회장은 공식·대외적으로 그룹의 대표로, 영향력과 역할에 따라 범행을 중단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범행이 신 회장의 내심의 이해관계와 일치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현재 롯데그룹이 처한 대내외의 어려움을 볼 때 신 회장을 격리하기보다는 우리 사회와 국가의 실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탈세와 배임 등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 전 이사장에게는 징역 2년을, 서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특경법상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 전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은 무죄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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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검찰은 신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신 회장에게는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 신 전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을 구형했다. 아울러 신영자 전 이사장과 서씨에게는 각각 징역 7년에 벌금 2200억원을 구형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선고공판 직후 "재판부 판결에 대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더욱 합심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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