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개입은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어…정치·종교·역사적 문제 복잡하게 얽혀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 (사진=유엔난민기구 제공)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 (사진=유엔난민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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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미얀마 정부와 로힝야족의 충돌과 이로 인해 벌어진 난민문제는 최근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로 관심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해결이나 협상을 위한 국제사회의 직접적인 개입은 좀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유엔(UN) 안보리 역시 로힝야 문제에 대해서는 타국의 난민 문제와 달리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힝야 문제가 단순히 이분법적 논리로 양단할 수 없는 정치, 종교, 역사적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로힝야 문제의 시작은 19세기 제국주의 시절로 올라간다. 수십년에 걸친 전쟁 끝에 미얀마를 강제로 식민지화한 영국은 오늘날 방글라데시인 당시 영국령 인도 벵골지방에서 로힝야족을 미얀마로 이주시켰다. 원래 미얀마의 주 종족인 버마족들을 쫓아내고 각 도시와 농지에 로힝야족을 이주시켜 식민통치를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버마족들은 영국령 미얀마로 침략해온 일본군과 손을 잡고 영국군과 싸웠고, 영국은 로힝야족을 무장시켜 버마족과 싸우게 했다. 당시 로힝야족은 미얀마 전역에서 수만명의 미얀마인들을 학살했고, 이때부터 미얀마인들과 로힝야족은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 됐다. 이후 영국의 식민지배가 끝나자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 일대로 밀어냈다.

이로인해 로힝야 난민 문제와 관련해 영국은 상당히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로힝야 문제를 상정하는 데 영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유도 이런 비난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과거 자신들을 식민 통치했던 영국이 로힝야 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고 맞섰다. 유엔 안보리의 로힝야 폭력사태 규탄 성명 이후 미얀마 정부는 “난민 송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런 연유로 유엔 안보리 내에서도 로힝야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타국의 난민 문제와 달리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유엔 안보리는 과거 구 유고연방의 일원이었던 코소보에서 벌어진 인종청소 문제나 소말리아 내전 등 난민문제에 대해서는 유엔평화유지군을 창설하고 회원국들의 파병을 결정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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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문제는 로힝야 분쟁이 종교분쟁의 성격까지 안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로힝야족 남성이 아라칸족 여성을 살해하면서 두 민족 사이에 무력충돌이 일어났고, 불교도들이 살해당하면서 미얀마 전역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적개심이 확산됐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대표적인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무장단체들이 저지른 테러사건들은 로힝야족 전체를 탄압하는 주요 명분이 됐다. 역사적인 앙금에 종교문제까지 합쳐지면서 로힝야족에 대한 분노는 정파를 막론하고 미얀마에서 쉽사리 가라앉힐 수 없는 문제로 커졌다.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2014년에는 일부 로힝야족 극단주의 세력이 글로벌 테러조직인 IS와 연계되면서 로힝야족에 대한 적개심은 더욱 커졌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탄압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와 논리가 약해졌다. 이후 미얀마 정부와 국민들은 로힝야족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이 더욱 심화됐고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강경 토벌책만을 내세우고 있다. 로힝야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방글라데시도 IS세력 가담 소식에 우려를 표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IS 세력이 확장된다면 내부적인 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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