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의 참상]①정우성 “로힝야족 역시 제국주의의 희생자였다”
탄압의 대상은 민간인들…국제사회가 지속 관심 가져야 해결될 문제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지금 자라나는 로힝야 아이들의 희망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로힝야 난민 문제는 역사나 정치적 관점이 아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이 2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로힝야 난민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로힝야족 난민 문제가 이미 세계적인 이슈가 됐지만 여전히 로힝야족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데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로힝야족 문제는 영국이 미얀마를 식민지로 삼아 지배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갈등이다. 단순히 ‘미얀마 정부의 비인간적인 민족 말살’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식민 통치를 받았던 미얀마의 입장과 당사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씨는 “문제는 지금 미얀마 정부의 탄압 대상이 수백 년 전 선조들이 저지른 잘못을 떠안은 후세대들과 반군과 관련 없는 민간인들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로힝야 문제가 정치·역사를 떠나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봐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일 로힝야족 90만 명이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 난민촌을 직접 방문했다. 정씨는 “매우 처참했다. 아이가 불구덩이에 던져졌고 잘못이 없는 가족이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모든 이들의 사연은 다 비슷했다. 이곳으로 건너온 이들은 오로지 죽음의 위협을 피해 도망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위협을 피했지만 여전히 죽음은 로힝야족 난민들 주위에 머물고 있다. 그는 “다른 이들의 잘못으로 난민이 된 어린 아이들과 임산부들은 심각한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8월 폭력사태 이후 난민 유입이 더 늘어나 모든 물자가 부족해 난민들은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된 채 지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유니세프가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난민 아동 5만9000여 명을 진찰한 결과 9000여 명이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였다. 그는 또 “로힝야 어린 아이들이 옛 과오에 대한 심판을 받을 이유는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얀마 정부의 손에 있지만 인도적 기구와 국제사회의 관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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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며 방관하는 많은 나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경이 닿지 않은 나라라고 해서 이 문제에 대해 눈 감고 있다면 난민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며 “난민이 보호 받는 동안 국제사회는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박해와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에게 전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정씨는 “아주 적은 액수라도 후원을 멈추지 않는다면 난민의 삶을 바꿀 수 있고 이들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난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더 이상 난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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