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0원시대' 10일 앞으로…인건비만 5억~7억원 더 들어
인력 못줄이는 곳선 사장이 직접 발로 뛰며 인건비 아껴


AD
원본보기 아이콘

#경기도 안산 도금산업단지의 한 중소제조업체. 작은 볼트·너트부터 완성차 회사의 엠블럼이 새겨진 휠캡까지 도금처리가 한창이다.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다 보니 자동화공정 도입이 어렵다. 업체 대표는 "당장 내년 인건비가 5억원 정도 늘어난다"며 "1년 영업이익도 이만큼 안 나온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저임금 7530원' 시대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16.4% 인상' 발표 직전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33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절반(56%)이 고율 인상되면 신규채용을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감원(41.6%)이나 사업종료(28.9%)를 하겠다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만해도 '어떻게 되겠지(혹은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도 그럴까. 현장을 찾았다.


안산도금단지 입주기업이었던 에스케이씨는 공장 자동화를 위해 시흥에 새 공장을 세웠다. 이 업체는 향후 20~30%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도금업체 대표들은 단기의 설비투자에 수억원을 들이더라도 컨베이어벨트와 로봇으로 근로자를 대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안산도금단지 입주기업이었던 에스케이씨는 공장 자동화를 위해 시흥에 새 공장을 세웠다. 이 업체는 향후 20~30%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도금업체 대표들은 단기의 설비투자에 수억원을 들이더라도 컨베이어벨트와 로봇으로 근로자를 대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자동화·해외이전…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 위기를 느낀 중소기업들은 당장 '인건비를 줄일 방법'을 찾아나섰고, 일부는 이미 시행에 돌입했다. 먼저 공장 자동화로 빠르게 눈을 돌렸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인건비 대체 수단 측면이 강하다.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케이씨는 최근 시흥 시화공단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새 공장을 지었다. 이 회사 신정기 대표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인력 20~30%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나마 여력이 되는 곳은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베트남은 주 6일 근무에 한 달 급여가 단순 노동 기준 35만원 수준"이라며 "관리직에 70만원 정도를 주고 통역을 쓴다해도 장기적으로 공장 이전이 낫겠다는 답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동남아 지역 공장 건립 컨설팅을 하는 업체를 통해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발표 후 컨설팅 업체들에 워낙 문의가 많아 담당자와 통화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20일 눈 내리는 안산도금산업단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 꼽히는 도금업체 대표들은 "도금업은 하청구조 속에서 가장 아랫단계의 업종"이라며 "물가상승 등 경기부양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하소연했다

20일 눈 내리는 안산도금산업단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 꼽히는 도금업체 대표들은 "도금업은 하청구조 속에서 가장 아랫단계의 업종"이라며 "물가상승 등 경기부양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하소연했다

원본보기 아이콘

◆"더 줄일 인력도 없다" 中企 한숨= 경남 창원의 자동차 부품업체 비엠금속은 내년 인건비 추가 부담액이 7억원가량이다. 상여금을 650%나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인력은 150여명. 한때 임직원이 1000명에 이를 때도 있었지만 가능한 부분은 자동화했다. 서병문 대표는 "몇년 전부터 원가절감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다 줄였다"며 "음식점·슈퍼마켓 등 소상공인 업계는 인력 조정이 쉬울지 모르지만 우리와 같은 곳은 갑자기 그럴 수도 없어 장기적으로 접근하거나 단기적으로는 생산을 줄이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AD

직접 작업현장에 뛰어든 기업인도 있다. C도금업체 대표는 "근로자 1인당 인건비가 아무리 올라도 사람을 구하기도, 자동화설비 도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기도 힘든 것이 우리 같은 영세업체의 현실"이라며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어 지난달부터 제품 검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에서 농산물 포장재를 생산하는 김용춘 영일물산 대표도 "운용 가능한 최소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며 "시설투자는 돼 있고 미수금은 깔려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접지 못해 운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한 중소제조업체 대표는 "청년 고용난을 이야기 하지만 뿌리산업에선 추가인력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대기업 납품단가가 최저임금과 연동해 오르지 않으면 결국 중소기업의 마른 수건을 짜는 정책에 불과하다"며 "중소기업만 점점 힘들어지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