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학폭 가해학생 1~3호 조치는 학생부 미기재" 주장
학폭 축소·은폐 등 악용 우려도 있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출처=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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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부의 범 부처 학교 폭력 예방대책 발표에 맞춰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을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을 다시 한 번 제안했다. 처벌에 집중하기보단 화해를 통한 교육적 해결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자칫하면 학교폭력 은폐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내리는 조치 중 1호(서면사과), 2호(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3호(교내봉사)는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게 된다. 대학 입시에 민감한 학부모들이 경미한 조치에도 학교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면서 정작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 및 재방방지는 뒷전이 되고 있다는 문제인식에서다.


이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주재한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학교 안팎 청소년 폭력 예방대책' 에서도 학생부 기재를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서울교육청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앞서 지난 6월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서울지부와 공동기자회견을 열 당시에도 조 교육감은 이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기존의 학교폭력 대책의 취지를 무력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정책본부장은 "학생부 기재는 사소한 학교폭력도 범죄라고 인식 아래 엄정히 대응하자는 사회적 컨센서스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경미한 사안에 대한 정교한 기준이 없다면 모든 학교폭력을 경미한 사안으로 처리해 학생부에 남기지 않으려는 '꼼수'가 횡행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1년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중학교 1학년 권승민군(당시 13세) 사건 이후 사소한 학교폭력이라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고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초ㆍ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다소 급진적인 변화인 만큼 정교한 실험을 통해 효과를 분석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입시 부담이 덜한 초등학교 수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 실제 학교폭력 경감, 학교 업무 부담 완화 등 예상 효과를 정밀히 분석한 뒤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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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제시된 주장에는 실증적인 근거가 없고 추상적인 기대 효과만 나와 있다"며 "학폭 사안을 미기재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일부 학교에서 시범 운영을 해보는 등 보다 정교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 시범 운영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육청은 각 교육지원청에 법률가, 의사, 경찰관, 교사 등 학교폭력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칭)' 신설도 제안했다. 학폭심의위는 타 학교 학생 간의 학교폭력이나 다수의 학생(5명 이상)이 연루된 중대사안의 심의를 도맡는다. 서울교육청은 학폭심의위가 전체 학교폭력 심의 중 약 25%를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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