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드라이비트가 화마 불쏘시개 됐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21일 오후 3시53분께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모두 2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화재는 2008년 40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화재 사고다. 이렇게 인명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초동 진화 실패와 제 역할을 못 한 고가사다리차와 해당 건물의 마감재인 드라이비트가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불이 난 이 스포츠센터는 1층이 기둥으로만 이뤄진 필로티 방식의 건물로 고객들은 1층 공간에 차량을 주차하고 2∼3층의 목욕탕, 4∼7층의 헬스장, 8층의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층에 세워둔 차량에서 ‘펑’ 소리가 나면서 치솟은 불길이 2층의 간판으로 번지면서 삽시간에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2층에서 20명, 6~7층에서 9명이 질식사했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화재 진압 차량과 구급차 44대, 소방·경찰인력 494명, 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이 난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소방차 초기 진입이 늦어져 초동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난 건물 3㎞ 거리에 있는 소방서에서 출동한 고가사다리차도 제 역할을 못 했다. 이와 관련 소방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앞에 다른 차가 주차돼 있어 사다리를 필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취약한 스티로폼에 외장재를 붙인 드라이비트 마감재가 피해를 키웠다.
드라이비트는 지난 2015년 화재로 1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건물에 사용된 값싼 건물 마감재다. 이런 이유로 불길이 치솟던 당시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내며 삽시간에 9층까지 번진 원인이 드라이비트 탓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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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매체에 따르면 소방당국 관계자는 “건물 전체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온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드라이비트가 불에 취약한 것은 맞는다”며 “이번 화재가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시작돼 이 불이 9층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피해가 커졌고 특히 유독가스가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실내외 창호 등 건축법상 정해진 불연재료를 사용했는지도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국과수, 소방당국은 오전 9시30분 사고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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