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21일부터 AI 챗봇 '로사' 시범운영 시작
신세계백화점, 11번가도 지난 3월 AI 쇼핑 서비스 선보여

한 고객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이미지 인식(VR)’ 서비스를 통해 로사에게 상품을 추천 받고 있다.

한 고객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이미지 인식(VR)’ 서비스를 통해 로사에게 상품을 추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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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아우터가 필요해진 회사원 A씨. 출근길 차 안에서 한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인공지능 챗봇과 음성대화를 시도한다. 평소 본인이 선호하는 브랜드, 컬러, 스타일을 고려한 챗봇의 추천에 따라 A씨는 롱패딩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오후에는 점심을 먹고 돌아와 같은 앱에 최근 눈여겨 보던 코트 사진을 입력, 몇 가지 비슷한 스타일의 제품을 살펴봤다. 잠들기 전 A씨는 그날 골라둔 롱패딩의 결제를 마치고 오픈마켓 앱을 통해 최근 구매를 고민중인 세탁물 건조기도 몇 가지 추천받았다.


단지 '기술' 영역의 단어로 여겨지던 '4차 산업혁명'이 소비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빅데이터와 결합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고도화 된 인지기술을 통해 자연스러운 소통을 시작한 것. 입력어를 기반으로 최신 또는 최저가 제품을 검색해 보여주던 것에서 개인의 종합적인 취향과 구매 사이클을 고려해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 매니저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른바 '쇼핑 알파고'의 출현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21일 매장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I 챗봇 '로사(LOSA:LOTTE SHOPPING Advisor)'의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로사는 채팅 및 대화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고객의 요청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안한다. 매장에서 본 마음에 드는 상품의 정보와 비슷한 스타일의 상품을 추천하거나 매장 위치를 안내할 수 있다. 내년 1월 그랜드오픈 예정이며 온ㆍ오프라인 채널 별로 AI를 활용, 유통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로사가 처음이다.


이전까지의 챗봇은 고객이 검색한 상품에 대해 신상품 정보를 제공하거나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분석시스템을 통해서만 운영돼왔다. 그러나 로사는 'AI 딥러닝 추천엔진'을 사용해 고객의 온,오프라인 구매 패턴을 통해 구매ㆍ행동ㆍ관심도ㆍ선호도 등 약 100여 가지의 고객 특징을 분석,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고객과 대화를 나눌수록 자체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한다. 채팅 외에도 음성, 이미지 검색 등 사람들이 의사 소통하는 모든 인지 기술을 갖췄다. 구매와 상품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백화점 외부 채널의 유행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11번가는 올해 3월 AI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 컨시어지 챗봇 바로'를 선보였으며, 지난 11월에는 생필품과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추가로 내놨다.

11번가는 올해 3월 AI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 컨시어지 챗봇 바로'를 선보였으며, 지난 11월에는 생필품과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추가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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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올해 1월에는 롯데백화점 내 AI팀을 구성하고 AI 챗봇 프로젝트에 도입했다. 챗봇 프로젝트는 IBM에서도 세계 최초로 추진한 만큼 5개국 약 40여명의 글로벌 인력과 200여명의 국내 인력이 투입됐다. 완성도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롯데백화점은 브랜드 직원과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약 300여회의 인터뷰 및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에 약 150만개의 상품 데이터를 20여가지의 구매 특성에 반영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생일, 크리스마스 등 특정 기간에 적용할 수 있는 약 240여개의 추천 대화 시나리오도 준비해 상황별 상품추천도 가능하다.


VR 기능도 눈에 띈다. 상품을 촬영하면 비슷한 스타일의 제품 정보까지 제공한다. 백화점제품이 아니더라도 맘에 들었던 제품을 사진만 촬영하면 다양한 쇼핑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브랜드의 매장 위치, 편의시설, 행사정보 포함 총 3000개가 넘는 문의 사항을 직접 안내한다. 이 시스템을 위해 롯데백화점은 개발 기간 동안 50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직접 테스트에 참여했고, 콜센터의 정보를 수집해 5만개가 넘는 대화를 로사에 교육시켰다.


쇼핑 알파고를 향한 유통업계의 도전은 이제껏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 11번가 등 업계 주요 사업자들 역시 챗봇을 통한 쇼핑 혁명을 시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앱의 AI 고객분석 시스템 'S마인드'를 통해 고객의 구매패턴, 선호장르 등을 분석해 쇼핑정보를 제공해왔다. 이 같은 변화는 매출 개선에도 기여했다. 정보를 받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응답률'은 지난 11월 정기세일 기간 60%에 달했다. 이는 기존 종이 인쇄물 응답률보다 12%포인트(p)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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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판매자가 모인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11번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3월 디지털 카테고리 상품을 추천하는 챗봇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생필품과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였다. 다중 검색, 자동 완성, 지난 검색 등 많은 제품을 쉽게 확인 및 선택할 수 있도록 전용 키패드 기능을 제공하고 자연어 처리 기술로 대화 이력을 분석ㆍ이해해 대화 흐름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 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유통업계 오너들도 4차산업혁명과 서비스를 연계하기 위한 관심을 조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의지가 강한 만큼 가격경쟁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적확하게 제공하는 데에 업체들이 적극 투자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해당 분야에 대한 독보적 결과물을 내놓은 곳이 없기 때문에 한동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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