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때 '한미훈련 연기' 北美 호응할까
文 대통령 "미국에 요청" 밝혀
北참가 땐 대화국면 전환 승부수
압박전략 美 트럼프 호응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대통령 전용고속열차인 '트레인 원' 내에서 미국 측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개막까지 남은 51일이 한반도 정세 향방을 좌우할 중대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 고속열차 안에서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창올림픽이 열리기 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기간 양국 연합훈련 연기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적은 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미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로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이완하고 '평화올림픽'을 띄우기 위한 문 대통령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미국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하고 북한도 호응해 평창올림픽에 선수단을 참가시킨다면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우리 정부가 주도하게 되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탄력을 받게된다.
문 대통령이 던진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셈이다. 최근 북한은 유엔(UN), 국제올림픽위원회(IOC)등 국제기구와 능동적으로 접근하며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원)도 지난 18일 발표한 '2018년 북한정세 8대 관전 포인트'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 준비를 마치고 김정은의 최종 결심만 남겨 놓은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직전에 전격적으로 참가를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압박'을 강조하고 있어 미국이 호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계기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중국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쌍중단(雙中斷ㆍ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과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북한 문제 해결 과정이 중국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중국을 공식적인 경쟁국이라고 선언한 미국이 응할지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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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의 정교한 사전 조율을 거쳐 나왔는지도 관건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신 안보전략을 통해 한국과 일본과의 미사일방어(MD)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불참·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입장을 피력해온 문재인 정부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만약 미국이 문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거나 계속 난색을 표명할 경우 북한 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북한 역시 참가를 거부하고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북한이 참가할 확률이 50%보다 조금 높다고는 생각하지만 북한에서도 참가할 수 있는 종목과 참가할 수 있는 사람 수가 적기 때문에 단순히 체면 차원에서는 (참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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