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보유국 지위 획득 후 대화할 수도…선택의 폭 넓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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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핵 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최대한 핵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마친 후 대화에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틸러슨 장관의 제안을 덥썩 받아먹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면서 파격적인 대화 카드를 꺼냈다.

틸러슨 장관의 제안에 대해 백악관은 "지금은 (대화할) 시간이 아니다"면서 선 긋기에 나섰지만 '조건 없는 대화'라는 파격적인 제안이 던진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공을 넘겨 받은 북한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행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 중인 상태를 감안하면 북한은 제재를 푸는 조건으로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국제사회가 제재를 풀 때까지 북한은 남은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인내가 가능한 임계점까지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면서 핵 무력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정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핵 보존을 위한 틀이 만들어지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라면서 "핵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는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한 고난도의 수 읽기에 돌입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고, 핵 전력 보존을 위해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연계시켜 우리 정부를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도 선보일 수 있다.


박 교수는 "내년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는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남한 정부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밝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올림픽 기간 동안 도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러시아를 통해 우회적으로 밝혀온 만큼 올림픽을 전후로 한반도의 긴장이 풀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과의 대화가 본격화될 경우 비핵화는 다소 멀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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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장관은 당시 "(핵무기)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들은 거기(핵무기)에 너무 많이 투자했다"고도 했다.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삼겠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동결 입구, 비핵화 출구'라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소장은 "비핵화는 당장은 어렵게 됐다. 그게(비핵화가) 문제가 아니라 ICBM을 막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지금 상당히 다급하게 됐다"면서 "전략적 인내를 할 때는 비핵화 목표를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다. 통제 가능한 위협으로 인식했던 것인데 지금은 통제 불가능한 위협으로 갈 수 있으니까 급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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