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에서 '화장품'으로…제조·판매기준·시설 구비 등 규정 바뀌어
법 시행 까지 1년 남짓 남았는데…영세 업자 대상 지원책 마련은 '아직'

비누, 내년부터 화장품입니다…까다로운 화장품법 적용에 업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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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그간 공산품으로 취급되던 고형비누가 내년부터 화장품으로 분류, 관련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업계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법 개정까지 1년 남짓한 시간이 있지만, 영세 비누업자들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은 아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법적 비관리대상이었던 고형비누, 흑채, 제모왁스를 내년 12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공론화되면서 같은 해 11월 마련된 정부합동발표 '생활화학제품 안전 관리 대책'의 일환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 12월까지 비누 등 대상 품목을 화장품법으로 이관, 개정할 예정"이라며 "시행규칙이 개정되기 전 관련 단체들을 만나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발표한 '화장품 전환에 따른 주요 의무사항'.

식약처가 발표한 '화장품 전환에 따른 주요 의무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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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규정도 달라진다. 그간 누구나 제조, 판매가 가능했던 '공산품'이 내년말부터는 일정 요건을 요구하는 '화장품'으로 바뀌기 때문인 것. 제조ㆍ판매업자의 자격 기준을 예로 들면, 화장품법에서는 의사 혹은 약사이거나 이공계, 화장품학 등을 전공한 사람, 전공자가 아닐 경우 화장품 제조ㆍ품질 관리에 2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10인 이하의 기업일 경우 대표자가 제조ㆍ판매관리자 자격기준에 적합한 경우에만 겸직이 가능하다.

비용 문제도 있다. 화장품 전환에 따른 주요 의무사항 중 하나인 '제조시설 구비'에 따라 규격에 맞는 설비를 갖추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제조판매업자 등록'과 관련해서도 요건에 맞는 제조판매관리자를 추가 채용하려면 인건비가 추가된다.

화장품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조, 판매 관리자 자격.

화장품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조, 판매 관리자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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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법 개정으로 영세 비누 제조, 판매업자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수입 비누를 온라인에서 유통ㆍ판매하는 김주찬 메모리얼솝 대표는 "'소비자 안전 강화'라는 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제조, 판매해온 비누 제품들의 안전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국가가 정한 국가통합인증마크(KC) 테두리 내에서 제품 품질 관련 규정을 지켜왔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품목당 최소 3만6000원 이상의 검사비를 지불하면서 KC 인증을 받아 왔는데, 이제 와서 소용없다는 말을 들으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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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를 포함한 소규모 영세 사업자들은 "법 개정 이후에도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가 지난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글에는 총 2954명의 지지자들이 '동의' 의사를 표했다.

식약처는 내년도 상반기 TF팀을 구성해 관련 업 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화장품 전환예정 품목 업계 대상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전체적인 방향은 (개정으로) 결정됐지만, 이해 관계자들이 수용해야하므로 앞으로 지역별,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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