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그가 궁금하다/김승강
지금은 돌아와 있을까
돌아오기 위해 나갈 수밖에 없는 그지만
돌아오고 싶지 않을 때가 있을까
돌아오는 길에 잠시 옆길로 샜다가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의 걸음걸이가 몹시 흩뜨러져 있다 해도
돌아오기 위해
죽을힘을 다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아침은 결국은 돌아오기 위해 나가는
그를 위해 돌아오고
저물기 전까지
입 앙다물고 저녁을 말하지 않고 버티어야 할
그에게 저녁은 어떻게 오는가
저녁을 위해 돌아오는 아침을 맞을 수만 있다면
천 개의 태양도 두렵지 않다며
아침에 돌아오기 위해 집을 나갔던
그는 지금은 돌아와 있을까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AD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지나치게 당연해 새삼스레 말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생각해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아 가슴 아프다. 주위를 둘러보라. "저물기 전까지" "입 앙다물고 저녁을 말하지 않고" 오로지 "버티"고만 있는 사람들, "돌아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말이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지금 당장 시 한 편을 앞에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저녁이 다 지나도록 여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지금은 돌아와 있을까" "지금은 돌아와 있을까" 자꾸 걱정하고 서로 생각하는 일은 시작할 수 있다. 채상우 시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