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CEO들의 新고민 "中 저가공세 막아야하는데…"
저가 내세운 中 조선소에 초대형 선박 뺏긴 후
수주 독점하던 해양플랜트 시장도 싱가포르에 밀려
발주 회복만 기다리던 조선사 CEO의 새 고민
"글로벌 경쟁사들의 부상 막아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발주 회복만 기다리던 조선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새 고민이 생겼다. 중국·싱가포르 등 글로벌 조선사들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과거 국내 조선사들이 독점해 온 수주 분야를 뺏어가고 있어서다. CEO들은 "고민"이라면서도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사는 최근 초대형 선박 수주를 여러 차례 따냈다. 모두 국내 대형 조선사가 수주를 기대한 물량이어서 업계의 파장도 컸다. 지난 8월에는 프랑스 해운사가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지난달 말에는 국내 해운사가 발주한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을 수주했다.
지난달 초에는 싱가포르 조선사가 국내 조선사가 수주를 기대한 해양플랜트 물량을 따내 충격을 안겼다. 싱가포르 셈코프 마린은 노르웨이 스타토일과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들 물량의 수주액을 모두 합하면 총 3조원에 육박한다.
중국 조선사는 그동안 벌크선 등 기술력이 낮은 일반 선박 중심으로 수주를 해왔다. 이번에 해양플랜트를 가져간 싱가포르 조선사 역시 수심 100m 정도의 얕은 해역에서 사용되는 해양플랜트인 잭업리그를 주로 수주해 온 업체다. 초대형 선박, FPSO는 대부분 국내 조선사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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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발주가 예년 보다 크게 줄면서 마음이 급한 다른 조선사들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해가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도저히 낼 수 없는 금액인 수준"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수주가 호황일 때는 선주사들이 가격 만큼 품질과 경력을 우선시 했으나 요즘은 업계 자체가 불황이어서 무조건 가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발주 회복만 기다리던 국내 조선사 CEO들에겐 또 다른 고민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고민이다.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면서도 "사실 방법을 알면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체질개선을 해 국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역시 "가격만으론 어렵다"고 토로하며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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