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급락 원인은 펀더멘털 아닌 센티멘트"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지난달 말 정보기술(IT)주가 급락한 원인으로 기업의 기초 체력(펀더멘털)보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센티멘트)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세제 개편안 통과 가능성이 커진 것이 국내 IT주 수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법인세율이 35%에서 20%로 내리면 IT보다는 통신, 리테일주 등으로 투심이 옮겨붙었다"며 "반도체(43.5%), IT하드웨어(40.4%), IT소프트웨어·서비스(37%) 등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S&P500) 수익률 16.2%를 크게 웃도는 만큼 IT주는 차익실현에 따른 하락 폭이 클 수밖에 없는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미국 IT 업종의 실효세율은 21%로 낮은 편이어서 세제 인하에 따른 수혜를 덜 받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부연했다. 그는 "미국 IT 기업들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에 자회사를 세워 합법적인 조세 회비 기법을 사용한다"며 "세율이 낮아져도 IT 종목들의 주당순이익(EPS)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IT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를 달러 환산 수익률로 설명했다. 연초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1.2% 올랐다. 이를 반영한 업종별 수익률은 IT가전(114.8%), IT하드웨어(112.0%), 반도체(76.1%), 건강관리(62.1%)순이다. 김 연구원은 "연초 이후 IT주에 누적된 차익실현 압력이 다른 업종보다 강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외국인이 환 손실을 피하려 매도세를 늘렸다고 김 연구원은 짚었다. 김 연구원은 "한국 기준금리가 오른 데다 미국 세제 개편안이 예상대로 통과되면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 손실을 볼 공산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기준으로 한국의 달러 표시 기준 연초 대비 증감율(YTD)은 48.2%를 기록했다. 중국(54.8%)보다 낮지만 인도(32.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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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당분간 IT 업종 주가는 내릴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세제 개편 이슈가 연말까지 미국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도체를 포함한 IT섹터의 연말 차익실현 압박은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므로 내릴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IT 업종 부진으로 내수 소비업종의 매력이 도드라질 것으로 봤다. 그는 "이번 달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할 때쯤 중국 단체 관광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단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중국 소비 관련 업종에 투자하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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