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디스열전'…모토로라가 삼성·애플을 쳤다
모토Z2 손에 쥔 여자친구가, 갤노트8 든 남자친구 보며 '웃음'
모토로라 "삼성전자의 애플 디스 광고 좋았어, 하지만 결말이 빠졌네"
디스광고 원류는 애플…30여년 전 IBM '빅브라더'로 표현
후발주자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일반론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2017년 연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때아닌 '디스광고'로 뜨겁다. LG전자는 삼성전자를, 삼성전자는 애플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모토로라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동시에 겨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애플은 이들을 고고한 척 바라보지만 사실 디스광고의 원류는 바로 30년 전 애플이다. 디스광고는 실제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
27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BGR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모토로라는 지난 26일 삼성전자와 애플을 디스하는 광고를 시작했다. 디스란 리스펙트(존경)의 반대말인 디스리스펙트의 줄임말로, 상대방을 폄하 혹은 공격하는 행동을 뜻한다.
모토로라 광고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를 갓 구입한 남자가 등장하는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대화면 속 동영상을 응시하던 그는 '모토Z2'를 쥔 여자친구를 보고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모토Z2가 액세서리 하나에 프로젝터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겉으로 보면 삼성전자만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 5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애플 디스광고를 보면 모토로라가 두 업체 모두를 공격한 것을 알게 된다. 삼성전자의 광고는 오랫동안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던 남자가 결국 아이폰X 대신 갤럭시노트8를 선택하는 과정을 담았는데, 모토로라는 이 남자를 모토Z2 광고에 다시 등장시켰던 것이다. 모토로라는 "삼성전자의 광고도 좋았지만 진짜 결말은 빼뜨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전자도 'V30' 광고에서 갤럭시노트8를 연상시키는 노트를 찢는 디스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디스광고는 비교광고의 일종이다. 비교광고란 A 제품 광고에 경쟁작 B를 등장시켜 A를 치켜올리는 마케팅 기법이다. 삼성전자는 비교광고를 통해 오랜 기간 시장 선두주자인 애플을 괴롭혀왔다. 시작은 '갤럭시S2'였다. 삼성전자는 광고에서 '아이폰4S'의 적은 배터리 용량, 말귀가 어두운 '시리'를 언급하는 동시에 갤럭시S2의 4.3인치 큰화면과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갤럭시노트4' 광고에서는 "갤럭시노트4는 대둔근(엉덩이)의 힘을 견딘다"며 작은 충격에도 휘어지는 '아이폰6'의 내구성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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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현재 디스광고의 대상이지만 사실 그 출발점도 애플이었다. 애플은 무려 33년 전인 1984년 매킨토시 광고에서 당시 컴퓨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IBM을 공격했다. 애플은 IBM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던 '빅브라더'에 빗댔다. 2006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풍자하는 '아이 엠 맥(Mac), 아이 엠 PC' 캠페인을 벌였다. 바이러스에 대비해 헬멧, 무릎 보호대, 글러브를 착용한 PC를 보고 가벼운 옷차림의 맥은 이렇게 말한다. "너 어떻게 된 거야?" 거추장스러운 윈도 보안 패치들을 지적한 광고였다.
광고학자 테렌스 심프에 따르면 비교 광고는 시장 주도자보다는 후발 진출자에게 적합한 광고다. 이 광고를 통해 해당 제품을 경쟁작과 비슷한 지위인 것으로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출시 초창기 다소 저돌적인 아이폰 비교광고를 선보이다 그 수위를 점차 낮춰간 것도 바로 이 때문 아닐까. 이미 시장 주도자가 된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자극할 큰 요인은 없었다. 그런데 아이폰X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태도가 변했다. BGR은 이를 두고 "삼성전자에게 아이폰X은 싸워야만 하는 꽤 무서운 기기인가 보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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