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데이타솔루션 전무·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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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중국의 건설은행에 계좌를 만들었다. 외국인 자격으로 계좌를 만들자니 자못 복잡하고 시간도 꽤 걸렸다. 일단 통장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입출금이 일어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날아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달러를 환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외국인이 중국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할 때는 본인이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환전의 한도도 딱 그만큼만 가능하다. 달러에 대한 통제가 강력한 것이다. 창구에서 거래를 하는 경우 한국보다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린다. 그래도 다들 참고 줄을 서서 은행 업무를 본다. 자동화기기는 잠금 장치가 있는 부스에 들어가서 잠근 채 사용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불과 한 시간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금융거래 시스템은 이렇게 다르다.

중국에서 발급받은 은행카드에는 '유니온페이'라는 마크가 찍혀있다. 한국에서도 워낙 중국 관광객의 수가 많다 보니 비씨 카드사에서 유니온페이 카드의 중계를 독점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에서도 유니온페이 마크가 붙은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이미 하나의 경제권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한국의 신용 사회 성숙도와 금융 시스템의 고도화 정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제도가 중국에 스며들어서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리드하는 경제 구조가 될 법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 논란으로 현실화 되지 못했던 우버 택시가 중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성업 중이다. 택시비를 지불할 때 내가 경험했던 우버 택시의 발상은 참으로 참신했다. 기사는 손님을 목적지까지만 데려다 주면 임무가 끝난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확인만 해주면 비용은 미리 등록한 결제 계좌에서 기사 또는 택시회사의 계정으로 자동이체가 된다. 그것도 중간에 은행을 거치지 않고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우리나라에도 지금은 카카오택시나 개인 간 지불 형태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벌써 수 년 전에 이러한 서비스들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것 또한 한국이 중국을 따라 하는 기분이 들어서 씁쓸하다.


이처럼 중국내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추세는 과거에 금융이 변천했던 것 이상으로 속도가 빠르고 변화의 정도도 엄청나다. 그 이면에는 정부의 강력한 감시를 받는 신용거래가 강하게 뒷받침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금세기 이후의 금융은 정반대의 모습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제는 돈을 만져볼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다양한 정보의 유통만으로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시티은행은 급속도로 지점망을 줄여가고 있다. 고객들은 불편하다며 지점망이 있는 은행을 찾아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포털 금융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는 않지만 그런 것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며 스마트폰의 도박앱으로 가벼운 도박을 즐긴다. 실제 판돈이 오가며 즐거운 식사시간을 오랫동안 음미한다. 여기에 은행이나 정부의 개입이 있을 리 없다. 금융거래의 규제와 자유도를 따지자면 그 어느 자본주의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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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화폐를 신용화폐로, 다시 데이터로 그리고 이를 또 다시 국민 생활에 즐거움을 주는 금융의 혁신은 디지털 금융이 갖는 힘이고 방향이다. 지나친 규제보다는 과감한 시도로 최소한 아시아의 혁신 리더가 되어보길 기대한다. 구글이 알파고를 왜 한국에서 실험했을까. 한국은 데이터의 천국이고 최고의 시험장이다. 유니온페이를 한국에 밀어 넣은 중국도 그걸 이미 알고 있다.


김동철 데이타 솔루션 전무·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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