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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산 노숙자 박씨 지역사회 품으로 돌아 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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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2년간 민·관 협력 통해 노숙생활자에 새 보금자리 찾아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동네 야산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60대 남성이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이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 화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노현송 강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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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는 지난 24일 사례관리 발표에서 가족에게 버림받고 봉제산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박 모씨(63)가 2년간의 민·관 협력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이불 한 채만 가지고 봉제산 중턱 정자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알콜중독 증세가 있던 박씨가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사이 박씨로 인해 고통을 받던 나머지 가족들은 박씨를 버리고 이사를 가버린 것.
이에 큰 충격을 받은 박씨는 가족을 찾지 않고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이미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어 겨울 산에서 이불 한 채만으로 버틴다는 건 불가능한 상태에서 박씨에게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산을 오르던 강서구 지역자율방재단 황용덕 단장이 박씨를 발견하고 동사 위험이 있다며 구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는 즉시 동 주민센터와 통합사례관리 담당자를 현장에 파견해 조사를 한 후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지정해 고시원을 임시거처로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박씨는 3일 만에 술을 먹고 소란을 일으켜 강제 퇴거, 다시 봉제산으로 올라가 노숙생활을 했다.

구는 박씨를 찾아 알콜의존증 치료를 받도록 설득해 병원에 입원시켰으나 박씨는 입·퇴원을 반복한 끝에 2016년 8월 다시 봉제산에서 노숙생활을 이어갔다.

구는 포기하지 않고 박씨를 위해 안정적인 주거 마련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 지역사회에서도 박씨를 따뜻하게 받아줬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방을 구해줬고, 집주인은 모두가 꺼리는 알콜 중독자에게 월세계약서에 선뜻 도장을 찍어줬다.

또 주변 식당에서는 박씨가 정기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박씨의 살림살이 대부분이 주변의 기부와 도움으로 채워졌다.

박씨는 현재 노숙생활을 정리하고 알콜의존 및 일시적 치매증세 등에 대한 치료를 자발적으로 받고 있으며, 구는 박씨의 기본적인 생활과 고독사 예방 등을 위해 지속적인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
강서구는 이처럼 겨울철 도움이 절실한 취약가구를 찾기 위한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특별조사’를 한다.

이번 조사는 다음달 1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실시되며 조사대상은 단전,단수 등 위기에 놓인 취약주민, 겨울철 에너지 빈곤층, 저소득 가구 등이 다. 특히 최근 고독사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 50~60세 남성 1인 수급가구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우선 동네 속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복지통장 및 동별 희망드림단들은 주 1회 이상 주거취약 지역을 둘러보는 ‘우리동네 한번 더 둘러보는 날’을 통해 발굴 활동을 펼친다.

지난 4월 서울도시가스와 협약을 맺고 가가호호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가스검침원 69명도 위기가구 발굴에 함께한다.

또 구는 복지 안전망을 통해 발굴하지 못한 사례가 없도록 홍보 활동도 추진한다. 지역 사정에 밝은 자영업자(슈퍼, 부동산, 세탁소 등) 및 주민들을 대상으로 위기가구 발굴 안내문 35,000부를 배포하여 조사에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시행중인 SNS(카카오톡 및 네이버밴드)를 활용, 주민들이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취약주민을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복지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을 활용하여 위기가구를 적극 찾아 나선다. 단전?단수, 각종 보험료 체납 등의 저소득, 취약계층 관련 정보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선정, 관리하게 된다.

발굴된 위기가구에 대해서는 동별 담당자가 상담을 통해 공적지원이 가능한지 판단해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지원활동을 시작, 당장 도움이 필요한 가구는 긴급지원을 하게 된다. 다만, 공적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가구는 지역 민간자원과 연계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박씨와 같이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있는 가구는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고 위기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여 집중 돌봄을 실시하게 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위기가구를 찾고 도움을 주는 일에는 민?관 협력이 필수”라며 “겨울철 어려운 이웃 발굴에 주민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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