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작년부터 올해까지 유행 계속…'新 등골브레이커' 등극
수십만원대 롱패딩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 VS 허리 휘는 부모들
'가성비 甲' 10만원대 평창 롱패딩에 수요 몰려…밤샘 대기줄 형성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990년대에는 '떡볶이 코트', 2000년대 초반에는 '노스페이스 바람막이 재킷·노스페이스 패딩'에 이어 올 겨울 시즌에는 무릎 기장을 넘는 '롱패딩'까지. 시대별 청소년들의 유행 패션이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롱패딩 광풍'을 나타내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사진들이 속속 게시됐다. 그 중에는 발목까지 오는 검정 롱패딩을 입고 단체로 급식을 배식받는 학생들의 단체 사진도 있다. 단체사진을 가리키면서 "김밥 한 줄 같다"는 비판의 댓글도 달렸다. '개성' 보다는 '획일성'을 추구하는 문화를 지적한 것이다.
단기간에 '열풍'이 '광풍'으로 변한 배경에는 청소년들을 겨냥한 '아이돌 마케팅'이 주효했다.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들은 인기 아이돌그룹, 톱 배우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올 겨울 시즌 주력 제품인 롱패딩을 선보이자, 판매는 껑충 뛰었다. 주요 브랜드들의 판매율은 60~80%에 이르렀다.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인기 아이돌 멤버가 입어서', '친구가 입어서', '안입으면 따돌림 당할까봐' 등의 이유로 롱패딩을 구매한다는 사연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이 어렵고, 구매력이 없는 청소년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지적했다. 구매력이 없는 청소년들을 타깃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신(新) 등골브레이커', '제2의 노스페이스'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롱패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표 상품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롱패딩'(평창 롱패딩)이다. 소비자들은 '솜털 80 깃털 20'의 충전재 비율에도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높게 평가했다. 시중에서 유통, 판매하는 제품과 비교해보면 최소 절반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평창 롱패딩은 판매 때마다 수천명이 몰리며 대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마지막 물량이 입고되는 첫날인 지난 22일에는 밤샘 대기줄도 형성됐다.
롱패딩 인기는 작년부터 시작됐다. 롱패딩 공식 명칭은 '벤치파카·다운'이다. 벤치파카·다운은 스포츠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대기할 때 입는 패딩이다. 몸의 열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온성이 높고, 발목까지 오는 기장이 특징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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