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수능]“아쉬움보단 후련함이 더 큽니다”…희로애락 가득했던 ‘2018 수능’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주일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지난했을 수능이 끝났다. 1년 혹은 그 이상의 노력을 쏟은 학생들은 입을 모아 “아쉽지만 후련하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수능이 끝난 뒤 시험장을 나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표정엔 희로애락이 담겨있었다.
◆강추위 속에서도…"편한 마음으로 잘 마치길"= 4교시가 종료되기 30분 전인 오후 4시, 서울 중구의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곳곳엔 수험생을 기다리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주변 카페와 편의점은 학부모들로 가득 찼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 시린 손을 비비거나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수험생을 기다리는 이들도 많았다.
김현우(22)씨는 군 복무 중 마지막 휴가를 나와 고3 여동생을 기다렸다. 김씨는 “아침에는 아버지께서 배웅해줬는데, 오후엔 부모님이 시간을 내실 수 없어 제가 대신 마중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그라드는 격려는 못해주겠지만 ‘고생했다’ 정도는 건네겠다”며 웃어보였다.
학부모 김재희(48)씨는 딸 박가은(19)양을 기다렸다. 김씨는 “본 시험이었던 16일 그 전 한주를 딸이 매우 힘들어했었는데, 지진이 발생하고 수능이 연기되자 딸이 울기도 했다”며 “하지만 포항에 있는 학생들은 더 힘들 거란 생각에 금세 여유를 가지고 착실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인근에 딸의 학창시절 추억이 서려있는 떡볶이 집에 가서 긴장했던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30분, 4교시가 종료되며 학생들이 하나 둘 빠져나오기 시작하자 학부모들은 분주해졌다. 자녀를 못보고 놓칠까봐 자녀의 이름을 크게 부르거나 고개를 쭉 내밀고 연신 두리번거렸다. 부모를 먼저 발견한 수험생은 “엄마!”를 외치며 뛰어가 안기기도 하고, 학부모들은 “수고했다”며 등을 토닥여주고 꼭 안아주기도 했다.
◆학생들, "탐구영역 어려워"= 수험생들은 이번 수능 난이도에 대해 대체로 평이했다는 소감을 내놨다. 국어영역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와 달리 많은 학생들이 작년보다 쉬웠다고 평가했다.
올해 두 번째 수능을 치른 재수생 김수림(20)씨는 “작년 국어보다는 쉬웠다”며 “개인적으로는 사회탐구 영역에서 세계사와 세계지리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씨는 “사탐의 경우 암기과목이어서 일주일 시간이 더 주어져 혜택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수생 이모(20)씨 역시 국어영역이 쉬웠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씨는 “작년보다는 쉬웠고, 평이했다”고 말했다. 정지원(19)양은 “국어는 보통보다 조금 어려운 정도였다”며 “전체 과목 중에서는 과학탐구 영역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짧지만 긴 하루를 마무리 하며= 많은 수험생들의 표정이 해방감에 밝은 가운데 아쉬움에 고개를 숙인 채 시험장을 나서는 학생들도 섞여 있었다.
시험장 교문을 빠져나온 수험생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야야~야야야~야야야야~”를 외치며 해방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 중 한 수험생은 “오늘은 진짜 아무 생각도 하지말자”고 소리쳤다. 유성신(19)양과 김수연(19)양은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방감이 더 크다”며 “후련한 마음으로 재밌게 놀다가 저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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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 밖에서 기다리던 부모님을 만난 한 학생은 “모의고사 보듯 편하게 봤다”며 부모님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반면, 아쉬움이 가득한 듯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나오는 학생도 많았다. 이화외고의 경비원은 “1교시 시작하기 전 한 학생이 운동장 계단에 오래도록 앉아있다 시험장 밖으로 발길을 돌렸다”며 “보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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