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한국산 세탁기에 TRQ 적용
120만대 넘으면 50% 고율관세 매기기로…韓 제시안 받아들여
"최악은 면했다"…철강업계, '무역확장법 232조' 영향 촉각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세탁기에 당초 우려보다 낮은 관세를 매기면서 철강업계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최종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한국산 철강제품이 제외되거나 규제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개시된 수입산 철강제품의 안보위협 여부를 조사 중이다. 5월에는 공청회도 열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규제안이다.


철강업계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버금가는 시한폭탄으로 보고 있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철강을 겨냥해 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최종 조사결과에 따라 한국산 철강재도 함께 지목될 경우 추가적인 수입제한 조치 등이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체들은 이미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연·냉연·후판·유정용 강관 등 거의 모든 철강제품에 대해 관세폭탄을 맞았다.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해 최대 46%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포스코 냉연·열연강판에 대해서는 지난해 60%대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대미 수출 규모는 올 1~5월 154만9359t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4년 571만여t에서 지난해 374만여t으로 크게 줄고 있다.


이런 와중에 '무역확장법 232조'까지 적용받게 되면 이미 반덤핑 적용 대상인 철강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받거나 수입 물량을 제한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까지 발동돼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 시장은 국내 철강사 연간 수출량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 수위를 예상보다 낮게 잡고 있는 것은 그나마 기대되는 부분이다. ITC는 최근 한국산 태양광모듈 등에도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고 최대 4년간 수입 쿼터를 설정하라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확정했다. 당초 미국 태양광 업계가 요청한 내용과 비교하면 수위가 높지 않았다.


다만 규제품목이 늘고 있다는 것은 국내 산업계에 여전히 부담이다. ITC는 세탁기, 태양광 모듈, 철강을 넘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산 페트 수지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돌입했으며 올해 말까지 한국산 변압기에 부과한 반덤핑 관세 기간도 연장 검토에 나섰다. 현대일렉트릭은 미국에 수출하는 대형 변압기에 61%의 반덤핑 관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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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ITC의 이번 결정을 비롯해 한미 FTA 재개정, 무역확장법 232조 모두 이면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깔려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규제가 계속 늘어날 경우 미국 시장을 아예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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