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국가부도 위기…국내 투자자·수출기업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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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 등급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우리나라 투자자들과 수출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가 부도 사태로 번지게 될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까지 몽땅 날려버릴 수 있어서다. 최근 1만% 이상 증가한 대(對)베네수엘라 자동차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4일(현지시간) 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ㆍSelective Default)'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가 각각 2019년, 2024년 만기인 채권의 이자 2억달러를 지급하지 못하자 장기 외화표시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극단적 투기(CC)'에서 두 단계 하향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채권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채권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2500만달러(약 282억원)다. 전체 보유 채권(2000억달러) 중 0.1%도 채 안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위기가 미국 등 선진국 금융시장 등으로 번져 이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영향을 입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 중 70%는 북미 지역에, 나머지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있다.


문제는 노무라와 골드만삭스 투자를 믿고 투자한 개인들이다. 골드만 삭스는 지난 5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가 발행한 채권을 28억 달러 어치(약 3조 1393억원 어치)를 액면가 1달러당 31센트, 8억6500만 달러(약 9708억원)에 샀다. 골드만 삭슨느 당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이 지난 2014년 발행해 2022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시세보다도 31%나 싸게 산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적인 채무 불이행 우려로 이자율이 30%에 달하는 국채 가격이 정부가 바뀌면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몇 년째 디폴트 상황에 빠져있는 베네수엘라 채권을 매입하는 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기관은 이를 보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282억원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채권을 사들인 대부분이 개인이라는 얘기다.


류인욱 한국거래소 부장은 "외국 국가 기업 채권을 사려면 금감원에 보고해야 하는데 베네수엘라 채권은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내부통제를 했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채권 상당수가 개인이 들고 있다고 가정하면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원리금을 못 받거나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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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도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연간 3억달러 수준에 달하던 베네수엘라로의 자동차부품 및 엔진의 수출이 2013년 이후 1억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차 수출(1∼9월)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4275% 급증해 수출 감소분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베네수엘라가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석유ㆍ화학ㆍ해양플랜트는 오히려 원유가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수출을 아예 못하게 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다른 국가로 수출을 다변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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