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다우사업 품은 SK종합화학 "中타깃 고부가 패키징기업 도약"
[휴스턴 = 아시아경제 김은별 특파원] "(다우케미칼이 에틸렌아크릴산(EAA)이라는) 손가락을 잘랐고, 이제 막 SK와 봉합수술을 무사히 마친 상태입니다. 포스트 M&A 작업을 확실히 해 훌륭한 의사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국 1위 화학회사 다우케미칼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최종 인수한 김종현 SK종합화학아메리카(SKGC America) 대표의 각오다.
EAA는 기능성 접착수지 중 하나다. 알루미늄 포일이나 폴리에틸렌 등을 금속 소재와 붙여주는 포장재용 접착제로 주로 활용된다. 치약, 화장품, 음료 등을 보관하는 튜브형 포장재에 쓰이는 실런트 등의 접착제로도 사용된다.
다우케미칼이 자리잡으며 경제가 성장한 미국 텍사스의 프리포트 지역. 휴스턴 공항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간 이곳은 다우케미칼의 텃밭과도 같은 곳이다. 정문에서도 한참을 달려 도착한 다우케미칼의 한 시설. 다우케미칼의 공장들이 자리잡은 곳에 'SK 프리마코(Primacor)'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다우케미칼의 공장에 SK 간판이 붙은 사연은 무엇일까. 바로 지난 9월 SK이노베이션이 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해당 사업을 다우로부터 인수했기 때문이다. 다우케미칼이 사용하던 제품 브랜드명 '프리마코'를 그대로 유지해 마케팅에 활용하되 SK의 이름을 붙였다.
관련 사업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극소수 기업만 진출해 있다. 다우케미칼과 듀폰, 엑슨모빌 등이 대표적이다. '세기의 합병(1300억달러·144조원 규모)'으로 불리는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 과정에서 반독점 규제에 걸려 EAA사업이 매물로 나왔다. SK종합화학은 이 사업을 인수하면서 해당 분야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이런 알짜 사업이 시장에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뒤늦게 입찰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SK가 글로벌 사업을 계속해왔고, 비슷한 제품을 생산한 경력과 오퍼레이션 능력이 있기 때문에 빠르고 확실한 딜 파트너로 낙접됐다"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올해 SK프리마코를 인수하며 연간 5만5000톤의 EAA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SK프리마코는 미국 뿐 아니라 스페인 타라고나에도 생산거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지역에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EAA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1500억원 이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다우의 알짜사업이었다. 또 구매 수요가 꾸준해 고객 대부분이 20년 이상 거래를 유지해 온 안정적인 수익 사업이다. 특히 EAA사업은 중국 시장 수요 증가율이 2020년까지 매년 7%(글로벌 3.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장 사업이다.
이외에도 SK종합화학은 최근 미국 다우의 폴리염화비닐리덴(PVDC·Poly Vinylidene Chloride) 사업 인수 계약(SPA)도 체결했다. 포장재에 산소, 수분침투가 되지 않도록 하는 PVDC로, 브랜드명은 '사란(SARAN)'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SK종합화학이 패키징(Packaging) 화학 소재 영역의 주요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이미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보유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을 비롯해 EAA, PVDC에 이르기까지 다층 포장재 필름의 고부가 핵심 소재 군들을 확보하게 됐다.
앞으로 SK종합화학은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종합 포장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런 전략은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확대경영회의와 CEO세미나를 통해 사업구조 혁신을 역설하며 '딥체인지 2.0'을 주문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과거 범용 위주의 수익구조 때문에 부침이 심했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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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사업을 인수해 유지하기만 한다면 성공적인 M&A가 아니다"며 "인수한 사업을 기존 사업에 잘 도입, 중국에 관련 공장을 짓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포장재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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