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KT SAT 직원을 비롯해 스페이스X, TAS 등 개발사 관계자들은 로켓 '팔콘(Falcon)-9'이 움직이기만을 숨죽이며 기다렸다. 팔콘-9에는 우리의 무궁화위성 5A호가 실렸다.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팔콘-9은 엄청난 굉음을 뿜어내며 시속 8200km 속도로 치솟았다. 목표지점은 3만6000km 상공의 정지궤도.
발사 후 8분30초가 흘렀다. 로켓 팔콘-9의 임무가 끝나는 시점이다. 로켓의 무사 귀환은 1차 성공을 의미한다. 발사 1시간 후 프랑스 깐느 관제센터에서 첫 교신 성공 소식이 전해졌다. 2단계 성공이다. 그제서야 로켓 개발사 스페이스X와 위성제작사 TAS 그리고 KT SAT 직원들은 큰 환호성과 함께 축배를 들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나 봤음직한 이 로켓ㆍ위성 발사 장면은 우리 위성개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현대 과학기술 총합체인 발사 로켓과 발사 장치는 수많은 변수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성공하기까지는 성공한 게 아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이유다. 무궁화위성 5A 발사는 애초 계획보다 1년이나 지연됐다. 10월 초 발사를 계획했지만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때문에 11월로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관련 모든 계약들이 크게 흔들릴 위기였다. 수차례 피 말리는 협상을 거듭해 결국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회장의 최종 결단을 받아냈다. 발사장을 미공군에서 나사로 변경하면서 10월 발사 일정을 지킬 수 있었다.
무궁화 5A는 인도차이나와 파키스탄ㆍ몽골 지역을 목표로 하지만, 남중국해와 뱅골만을 거쳐 아라비아해까지 비출 수 있는 '해상빔'을 탑재했다. 상선ㆍ크루즈ㆍ해상유전 지대 등의 인터넷 수요는 연평균 14%로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로는 대역폭이 턱없이 부족하고 그마저도 매우 비싸다. 하지만 이제 무궁화위성 5A의 'VSAT서비스'를 통해 넓은 대역폭의 인터넷을 바다 위에서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초고속 인터넷 기업의 시장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LTE 휴대폰 사용도 가능해진다. 또 대형 상선내 화물이나 각 장치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장착하면, 탑재물 유통관리와 선박기기 정보의 원격 통제가 가능해진다. 해상유전 등 시설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정보들을 위성을 통해 육지로 전달할 수도 있다. 즉 위성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는 해양 분야의 4차 산업혁명 주인공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인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위성 산업에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무궁화위성 5A 발사 성공을 계기로 사업영역 확대는 물론, 위성서비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기회를 잡았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항공우주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무궁화 5A는 지금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동경 113도 궤도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한원식 KT SAT 대표이사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