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밀려 외면받던 뉴타운… 10년 체증 날리는 속도 경쟁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뉴타운이 달라졌다.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밀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외면했지만 정부의 잇단 규제책에 주민들이 사업성 높이기에 직접 나서고 있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던 사업장이 불과 두 달여만에 정비계획을 변경해 심의에 올리는 등 일제히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은평구 수색동에 위치한 수색증산뉴타운 내 수색8구역이 최근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앞서 9월 진행된 심의에서 조건부 의결을 받아낸 후 불과 두 달여만에 조정안까지 마련한 셈이다.
수색8재정비촉진구역은 2004년 조합을 설립했지만 5년이 지나서야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이후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또다시 8년여간 사업이 중단되며 지분투자마저 끊겼다. 하지만 올 들어 강남권 정비사업장에 투자 수요가 몰리며 주민들이 사업 재추진에 뜻을 모았다. 수색8구역은 건축심의가 마무리돼 세부 정비안을 마련, 이르면 연내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준비된 정비계획은 다소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전용면적 40㎡이하, 40~50㎡이하, 50~60㎡이하, 60~85㎡이하 등 4개 유형으로만 총 550여가구를 짓기로 했지만 이번 심의에서 일대 공원 내 통경축 확보, 단지 내 주민공동시설 재배치 등이 반영되며 일반분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0년 넘게 진행 중인 노량진 뉴타운도 마찬가지다. 전체 8개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이뤄진 노량진 뉴타운은 6구역을 제외하고는 시공사를 정한 곳이 없다. 하지만 지난주 7구역이 시공사 선정 작업을 끝낸데 이어 인근 2구역도 선정 총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조합이 직접 나서 2~3개 건설사와 논의를 진행 중인 상태로 1300여가구 규모의 3구역도 조만간 조합이 설립될 예정이다.
양천구 신정뉴타운도 올 하반기 들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낮은 사업성으로 진행이 더뎠지만 공공지원이 결정된 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구 내 신정4재정비촉진구역의 정비계획이 서울시 고시를 받아낸데 이어 주민들은 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 일대 중개업소들은 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가 달라진 만큼 조합설립까지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재울 뉴타운은 전 지구 정비가 마무리되고 있다. 규모가 제일 작은 8구역(283가구)이 이달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고에 나섰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289-54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7층 높이로 지어질 예정이다. 총 9개 구역으로 이뤄진 가재울 뉴타운의 경우 1~6구역은 이미 분양을 모두 마쳤고 9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남 옥죄기로 강북권 뉴타운 지구에 투자 잔여세력이 관심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업 초기 '낙후지 개발'이라는 점에서 외면 받았지만 완성 단계에 이르러 신흥주거지로 탈바꿈돼 프리미엄까지 붙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부자들 마저도 "지금 들어가도 돼요?"…돈다발 들...
올들어 진행된 뉴타운 청약에서는 수 십대 1의 경쟁률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영등포구 신길5구역에서 공급한 '보라매 SK뷰'의 경우 743가구 분양에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7.68대 1에 달했다. GS건설이 지난 8월 가재울6구역에 내놓은 'DMC 에코자이'도 1순위에서 평균 19.7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뉴타운 지구의 경쟁은 평균 청약 가점마저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달 삼성물산이 가재울뉴타운 5구역에 분양한 '래미안 DMC루센티아'의 당첨자 평균 가점은 59㎡가 60점, 114㎡형이 62점까지 올라섰다.
조민이 리얼투데이 팀장은 "뉴타운 지구 역시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을 피하지 못하겠지만 지정된 지구 대부분이 역세권에 위치한데다 안정적인 수요를 갖추고 있다"며 "정비 과정에서의 변수만 줄인다면 당분간 흥행에서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