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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의기투합 만으로 상징적…北 심리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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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로 트럼프 '깜짝 쇼' 끝내 불발
"한미 정상 DMZ 동행 시도 자체가 의미"
일각 "한치 앞 볼 수 없는 남북관계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단독·확대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 보고 웃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단독·확대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 보고 웃고 있다.[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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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민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8일 비무장지대(DMZ) '깜짝 방문'은 안개 때문에 무산됐다. 한미 두 나라 정상의 DMZ 동반 방문도 불발에 그쳤다. 차와 헬기를 타고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DMZ를 전격 방문하려고 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DMZ 동반 방문 계획도 굳건한 한미 동맹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에게 DMZ 방문 제안 =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짙은 안개를 뚫고 비무장지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10분 단위로 비무장지대 방문의지를 전달하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예정에 없던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문 대통령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라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안 그래도 그런 의견이 있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시면 저도 동행하겠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가시면 같이 가겠다"고 대답해 두 정상은 DMZ를 동반 방문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께 헬기를 타고 청와대를 떠났다. 헬기를 타고 곧장 비무장지대까지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군기지에서 헬기를 착륙시키고 차량으로 갈아탄 뒤 DMZ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헬기 '마린원'은 이날 오전 7시40분경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에서 이륙까지 했지만 기상 상황을 이유로 회항했다. 미국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용산 미군기지에서 마린원에 탑승해 DMZ로 출발했지만 궂은 날씨(poor weather)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동행 취재 중인 줄리 데이비스 뉴욕타임즈 기자는 "(이날 오전) 7시43분에 이륙해 짙은 날씨 때문에 8시3분에 용산기지로 되돌아 왔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DMZ에서 한 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마린 원이 용산기지로 회항했다는 보고를 받고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간 일부 종편에서는 "트럼프가 국회 연설 전 DMZ를 방문한다"고 보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오보가 됐다.

청와대 (사진=아시아경제DB)

청와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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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흥미진진한 일 벌어질 것" 깜짝쇼 예고 =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한국 방문을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단답형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지만 DMZ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백악관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로부터 DMZ 시찰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 여러분은 놀라게 될 것"이라며 방문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국에 24시간 정도 머무는 트럼프 대통령 일정상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가면 DMZ 방문은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 확정되면서 DMZ 방문은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북미 대치가 초긴장인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DMZ 방문 대신 한미 공조를 과시할 수 있는 캠프 험프리스 방문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내일(8일) 여러 면에서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는 발언을 AP통신이 보도하면서 전격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다. '예측불허의 승부사' 답게 DMZ를 전격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왔다.

두 정상이 전날 의기투합한 대로 문 대통령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동행했다면 '깜짝 쇼'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짙은 안개 때문에 성사 직전 무산됐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전격 방문 계획과 취소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남북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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