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공식 출시…"바이오 산업 미래 먹거리로 삼아"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4월 '인보사' 생산라인이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아 인보사의 의미를 적는 이벤트에 참여해 '981103' 숫자를 쓴 칠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7일 공식 출시하며 전 직원에게 한 말이다. 개발기간만 19년, 이 회장이 "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했다"며 인보사라는 제품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건,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핵심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어서다.
지난 4월 인보사 생산라인이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은 이 회장은 '981103'란 숫자가 적힌 칠판을 손에 쥐었다. 1998년 11월3일은 이 회장이 인보사 개발을 결정한 날이다. 그는 이날 임직원 격려 자리에서 "인보사 생일인 981103은 나에겐 또 다른 성공의 숫자"라고 했다. 성공 가능성이 0.00001%에 불과하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그룹 미래를 걸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인보사라는 제품명에서도 이 회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혁신을 뜻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회장은 "스마트폰이 전 세계인의 생활 방식을 바꿔 놓았 듯 인보사도 고령화 시대에 우리 삶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글로벌 혁신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남 2녀를 둔 이 회장은 평소 "인보사는 내 4번째 자식"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생명윤리법 규제에 막혀 국내 허가·판매가 불투명해지면서 수년간의 연구가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급락했다. 이후 보건당국이 유전자 치료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인보사는 1회 무릎 주사로 2년 이상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효과를 제공하는 약물이다. 약물·물리 치료 등 3개월 이상 보존적 요법을 시행했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중증도 환자가 대상이다. 현재 전국 정형외과에서 처방 받을 수 있으며, 점차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으로 처방 의료기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인보사는 2007년 임상 1상을 시작으로 2015년 임상 3상 등 총 4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인했다"면서 "그동안 인보사의 출시를 기다려왔던 많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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