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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한샘에 대해 온라인 등에서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한샘 제품을 유통 중인 홈쇼핑 업체들이 방송을 연기하거나 판매 중단을 검토하는 등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5일 현대홈쇼핑은 이날 오후 예정된 '칼리아×한샘 마테라소파' 생방송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날 오전 롯데홈쇼핑에서 방송된 '한샘 올인원 하이클래스 시스템키친'의 판매 실적은 평소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홈쇼핑업체들은 이후 한샘 제품 편성을 예정대로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소통채널 등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는 만큼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추이를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폭행 논란 이후 온라인에서는 한샘 상품을 불매하겠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이슈 청원에는 '한샘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 올바른 조사와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안이 올라와 이날 오후까지 1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페이스북 등 한샘 공식 페이지에도 한샘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댓글이 달리는 등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한샘 여직원 A씨는 지난 달 말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사 교육 담당자에게 지난 1월 성폭행을 당했다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교육 담당자는 앞서 A씨가 동기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한 일로 도움을 받던 이였으며, 이후 성폭행 피해 문제를 회사에 알리는 과정에서 인사팀장도 A씨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내용이다.


A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했고 한샘은 같은 달 2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교육 담당자를 해고했다. 하지만 이후 교육 담당자는 징계 내용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회사 측은 다시 인사위원회를 열어 정직 3개월 징계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 3월 성폭행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 혐의를 받은 직원은 현재 타 사업부에 근무하고 있다. A씨는 2개월 휴직 뒤 복귀했다.


한편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A씨는 해고 및 구속됐으며 인사팀장 역시 해고됐다.


한샘은 최양하 회장, 이영식 경영지원 총괄 사장 등이 나서 거듭 사과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파문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회생활 새내기인 어린 당사자의 권익을 회사가 지켜주지 못한 부분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피해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과 피해사실 인지 후 피해자 보호 및 심리적 안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지금의 사태까지 오게 된 부분은 전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이러한 일을 관장해온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이번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 왜곡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런 취지에서 회사는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으로부터 어떤 조사도 그대로 투명하게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적 기관의 조사결과 회사의 잘못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회사의 모든 여성 근무자가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가장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여성 근무자를 위한 법무 및 심리상담 전문가를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물의를 빚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과 한샘을 아껴주는 고객께도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4일 오후엔 이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직원 보호가 가장 첫 번째"라며 피해 직원 신상보호 등 2·3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커지면서 피해 여직원이 입었던 마음의 상처가 다시 커지는 것을 막아야하며 심리 전문가 등을 통해 하루 빨리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샘 내부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재발방지 대책 및 기업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필요시 검찰, 고용노동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공적 기관 조사도 받는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으로부터 어떤 조사도 그대로 투명하게 받을 것"이라며 "공적 기관의 조사결과 회사 잘못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 역시 한샘 중국법인에서 회의를 마치고 4일 오후 급히 귀국해 같은 날 밤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최 회장은 '한샘인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한샘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일들로 많은 분이 참담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회사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임직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당사자 간 사실 관계를 떠나 그런 일이 회사에서 발생한 것과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직원을 적극적으로 돌보지 못한 점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직원을 제2, 제3의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확실한 진상이 파악되는 대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영진부터 반성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며 더 높은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철저히 보호받으며 믿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확실히 작동하도록 하겠다"며 "소통창구를 통해 접수되는 모든 제보와 건의를 제가 직접 확인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샘은 당분간 비상 체제를 가동, 최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이번 사태 해결을 우선순위로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이 같은 사태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묻는 소비자 움직임과 이에 따른 판매 채널의 대응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여직원이 더 이상 마음을 다치지 않고 정상적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일과, 재발방지 및 사내 문화 개선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일이 지금으로서 한샘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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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성폭행 파문과 관련, 당사자 간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여직원이 게재한 글로 파문이 확산되자 사건 당사자인 (당시) 교육 담당자는 억울하다며 당시 둘이 나눈 대화 내용을 온라인 상에 공개했다. 그는 "신입 여직원과 수없이 많은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로 호감을 표현했다"며 "(사건) 이후에도 다시 연락이 왔고 평소처럼 농담 섞인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여직원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김상균 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는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샘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피해자의 요청으로 한샘 내 성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와 처분이 적법하였는지, 회사의 대응이 적절하였는지 등에 대해 검토한 후 피해자 측에 적절한 법률적 조언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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