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의 변심…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전' 시작되나
코픽스, 신규취급액·잔액 기준 격차 좁혀져…9월 0.09%P 차이
대출자 80%가 신규취급액 기준 선택…금리 부담 우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돌입한 가운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동금리 연동 기준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상승 속도가 잔액 기준에 비해 빠르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 신규취급액 기준을 선택했던 변동금리 차주가 다수여서 금리 부담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9월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각각 연 1.61%와 연 1.52%로, 두 금리간 격차는 0.09%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격차(0.06%포인트)를 제외하고 역대 두번째로 격차가 좁다. 과거 두 금리 격차는 9월 기준으로 2015년 0.44%포인트, 2016년 0.29%포인트로 점차 줄었다.
코픽스 금리는 2010년 2월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잔액 기준이 신규 취급액 기준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10~2011년 시중은행 가산금리로 두 금리가 역전된 적은 있지만 은행연합회가 매달 공시하는 기본금리는 잔액 기준이 더 높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두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 조달금리가 오르고 코픽스에 반영되면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잔액 기준에 비해 상승세를 빠르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신규 취급액 기준은 해당 월에 신규 조달금리를 즉각 반영하지만 잔액 기준은 저금리 당시 받아둔 조달금리 영향으로 상승세가 서서히 반영된다"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상승 속도가 빨라 잔액 기준 코픽스를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금리가 역전되면 기존 차주들의 금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수년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신규 취급액 기준을 선택한 차주들이 대부분이다. 금융권에서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비중을 75~80% 가량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에서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잔액 기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2일 연 2.87~3.97%(6개월 변동)로 잔액 기준(연 2.86~3.96%)보다 높았다. 기본금리는 아직 잔액 기준이 낮지만 은행 가산금리가 신규취급액 기준이 0.1%포인트 높아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특정 금리 연동 상품으로 쏠릴 경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어서 차주에게 직접 적용되는 금리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0~2011년 코픽스 금리가 나온 이후 신규 취급액 기준에 대출이 몰리자 잔액 기준의 가산금리를 낮춰 두 금리 차를 줄여 속도 조절을 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도 잔액 기준 주담대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반영해 신규 취급액 기준과 동일하게 최저·최고금리(연 3.35~4.35%)를 적용한다. 다만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에 동일한 가산금리를 적용, 코픽스가 높은 잔액 기준 금리가 더 높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상담자 대부분 신규취급액 기준을 고려하고 와서 잔액 기준을 찾는 차주는 드물다"며 "그동안 대출 상담할 때 신규 취급액 기준을 중심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할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의 대출 기간과 액수 등을 고려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변동금리 내에서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 등 금리 변화 흐름을 신중하게 살피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