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빼미 파월 지명되면 통화정책 큰 변화 없을 듯"

제롬 파월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를 지명한 것에 대해 한국은행은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과 금융규제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2일 보도참고자료에서 파월 이사가 2012년 연준 이사 취임 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두 의장과 같은 입장을 취한 점에 비춰볼 때 점진적 금융완화 축소라는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이같은 성향이 통화정책에서 기존 정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후보자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선임하게 된 배경으로 한은은 해석했다.

파월은 특히 금리가 가급적 완만하게 오르고 경기부양을 위해 금융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트럼트 대통령 입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실물경제 경력(투자은행 및 법률회사 경험), 재무부 경력, 자기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기 보다는 반대의견까지 경청한 후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려는 신중한 자세 등을 감안할 때 파월이 비교적 무난히 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통상 FOMC 위원들을 매파(hawkish)와 비둘기파(dovish)로 구분하지만 파월은 현명한 판단을 추구하는 올빼미(wise owls)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FOMC 회의에서 오랜 기간 파월 옆자리에 앉아 친숙한 관계인 피셔 전 댈러스 연준총재의 평가다.

파월 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 규제에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나 스탠리 피셔 부의장에 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전해진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옐런 연준 의장 후임으로 파월 이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파월 이사에게 차기 의장에 지명될 것이라고 통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로 차기 의장을 낙점한 것은 지난 주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