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고 부르는 카셰어링②]미성년자도 모는데…조사는 어려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카셰어링 허점 노린 미성년자
부모 등 명의도용 '무법 질주'
정부 안전관리 강화 나섰지만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확보 어려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한 A(17)군 등 10대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이들의 범행은 일반적인 상해 사건과는 사뭇 달랐다. 한 친구가 이모 명의로 빌린 ‘카셰어링’ 차량을 무면허로 몰며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들은 새벽시간을 이용해 운전을 하다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발견하고 위협하듯 추격했다. A군 등이 탄 차가 다가오자 오토바이를 몰던 B(17)군은 당황한 나머지 길가 화단에 부딪혀 넘어졌고,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었다. 이들은 넘어진 B군을 둘러싸고 위협을 가한 뒤 도주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7월에는 강원도 양구에서는 10대 3명이 탄 카셰어링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C(18)군이 사망하고 운전자 D(17)군, 뒷좌석에 있던 E(15)양이 다쳤다. 미성년자에 의한 카셰어링 무면허 운전이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에 앞서 올 6월에는 경기도 수원에서 무면허로 카셰어링 차량을 운전하던 F(15)군 등 중학생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늦은 시간 시내 도로를 시속 70㎞로 질주하던 이들의 무법질주는 정차해 있던 광역버스를 들이받고 2명의 부상자를 낸 뒤에야 멈췄다.
카셰어링 대여 시스템의 허점이 노출되면서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에 의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카셰어링 가입 절차 강화 등 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무면허 운전이 근절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2일 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20세 이하 무면허 렌트카 사고는 2010년 58건, 2011년 59건에 그쳤으나 카셰어링 서비스가 본격 도입된 2012년 94건으로 60%가량 크게 늘었다. 이후에도 2013년 86건, 2014년 78건, 2015년 85건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사고가 난 경우에만 운전자의 면허유무·연령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실제 미성년자에 의한 무면허 운전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회원가입 시에만 면허증 번호와 발급날짜, 카드정보 등을 입력하면 이후에는 별도의 본인 확인이 없다는 기존 시스템의 맹점에서 비롯됐다. 부모나 친지의 면허증을 이용해 카셰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뒤 미성년자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운전을 할 수 있던 것이다.

정부는 지난 9월 이 같은 카셰어링 시스템의 허점을 방지하고자 운전면허정보 조회시스템 운영, 본인인증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카셰어링의 특성상 대면확인 수준의 검증은 불가능해 부모의 전화기를 이용하는 수법 등 취약점도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조사를 담당하는 경찰조차 카셰어링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등 문제로 업체들이 블랙박스 영상 제공을 꺼리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통상 교통사고가 나면 버스나 택시 등은 회사에서 영상을 협조하는데 카셰어링 업체는 차 빌린 당사자가 요구해도 잘 주질 않는다”며 “이럴 경우 사고가 난 이후 증거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명의 도용 방지를 위해 실시간 운전면허 유효성 검사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사람이 타는 차량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고객 보호 차원에서 (영상 제공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