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업계에선 '혹스(Hoax) 바이러스'라고 불러…1988년부터 시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근거 없는 루머가 마치 중요한 정보인 것처럼 확산된 것은 이번 '심장마비 대처법' 이전에도 많았다. 실체도 없는 이 같은 가짜 정보를 보안 업계에서는 '혹스(Hoax)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혹스는 '장난으로 속이다, 골탕먹이다'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위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면서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불안감을 확산시킨다. SNS의 발달로 전파 속도가 더욱 빨라진 '혹스'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2015년 8월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사고 이후 우리나라에도 독극물 시안화나트륨이 섞인 비가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중국의 미국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이라며 "피부에 빗물이 묻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만약 옷이 비에 노출되면 즉시 세탁하고 샤워도 해야 한다", "외출 후 우산은 철저히 닦고 안쪽도 닦아야한다" 등의 구체적인 행동요령까지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도, 실제 일어날 가능성도 없는 루머였다. 불안감만 키우는 대표적인 '혹스'였던 것이다.
'혹스'가 처음 나타난 것은 1988년 10월로 알려졌다. 당시 '2400 baud modem'이라는 실체가 없는 가짜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속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1997년 12월부터 간헐적으로 퍼지고 있다. 2000년에는 'JOIN THE CREW'나 'PENPAL GREETINGS!'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열면 하드디스크의 모든 정보가 사라진다는 정보가 확산됐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SULFNBK.EXE'라는 바이러스 감염 파일을 지우라는 경고가 퍼지기도 했는데 이 파일은 정상적인 윈도 파일이었다.
2009년에도 메일에 첨부된 'Life is Beautiful'이라는 그림파일을 내려 받아 실행하면 컴퓨터의 모든 정보가 삭제된다는 '혹스'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이름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Black in the White House'라는 제목의 메일을 열면 고칠 수 없는 강력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중국에서 온 해킹 메일이 퍼지고 있어 이를 클릭하면 컴퓨터의 모든 데이터가 중국으로 빠져 나간다'는 루머가 퍼졌다. 이후에도 잊을 만하면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를 파괴하는데 복구나 치료 방법은 없다고 경고하는 '혹스'가 등장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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