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누가 채우는지 궁금하셨죠?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분배원 배용훈 주임 동행 취재
직장인 출퇴근길 가장 바빠…"한강에 버렸으니 찾아가라"는 악성 민원은 골치
지난달 31일 서울시설공단 소속 배용훈 주임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트럭에 싣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도 18kg의 따릉이를 싣고 내리다 보면 금세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지난달 31일. 쌀쌀한 날씨였지만 트럭에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내리는 배용훈(52) 주임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서울시설공단 분배팀 소속 배 주임은 비어있는 대여소에 따릉이를 옮기는 '우렁각시' 같은 존재다.
지난 9월19일 따릉이는 도입 2년을 맞았다. 하지만 배 주임과 같이 비어있는 대여소를 시시각각 채워주는 분배원의 존재를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대여소 896곳, 자전거 1만1600대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평균 이용건수 1만2538건, 누적 회원은 45만명에 이른다. 지난달엔 청명해진 가을 날씨 덕분에 일일 이용건수가 3만 건을 넘기도 했다.
서울시설공단에는 배 주임과 같은 일을 하는 자전거 분배원 96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31개팀, 3조2교대로 나뉘어 24시간 따릉이를 '재분배'한다. 이들의 목표는 대여소의 따릉이 거치율을 60~70%로 유지해 시민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배 주임은 마포구 일대 34곳의 대여소를 담당한다. 이날은 오후 조에 편성돼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따릉이 대여소를 책임졌다. 오후 4시가 되자 배 주임은 업무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 졌기 때문이다. 배 주임은 "회사 근처의 대여소 같은 경우 퇴근 시간이 되면 따릉이가 밀물처럼 빠져나간다"며 "그런 곳들은 퇴근 시간에 맞춰 거치율을 100%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출퇴근에 따릉이를 이용하는 회사원이 많다는 설명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배 주임의 역할은 단순히 따릉이를 채워 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대여소 주변청소, 자전거 점검은 물론 민원처리까지 맡아서 한다. 배 주임은 이날도 안장 높이를 조절하는 나사가 고장난 따릉이를 현장에서 고치기도 했다. 그는 "따릉이에 바구니 고정 끈 등 여러 끈들이 달려 있는데 이것을 잘 정리해줘야 한다"며 "자칫 끈이 바퀴에 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악성 민원은 업무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소다. 배 주임은 "종종 '집에 자전거 놔뒀으니 알아서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는다"며 "술에 취한 민원인이 '자전거를 한강에 버려뒀으니 찾아가라'고 한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바쁜 업무 탓에 차에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지만 배 주임은 행복하다. 그는 "따릉이를 내리는 제 모습을 보고 정말 반가워 하는 시민들이 있다"며 "제가 아닌 따릉이를 반기는 거지만 그럴 때면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