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이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이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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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저지된 카탈루냐 지도부에게 새로운 반격 카드가 있을까.


반역죄를 피해 벨기에로 망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던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망명을 위해서가 아니"라며 "유럽연합(EU)의 수도이기 때문에 왔다"고 망명설을 공식 부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EU의 심장부에서 카탈루냐가 당면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며 "이것은 EU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독립 선언을 유보하고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대화의사를 표시했던 그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현 사태에서 EU의 역할론을 재차 제기한 셈이다.


하지만 EU가 카탈루냐 사태에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가들은 이미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해왔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허용하면 다른 지역들의 분리독립도 부추길 수 있다"며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스페인이 우리의 유일한 대화상대"라고 언급해 카탈루냐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EU는 더 많은 균열을 만들려는 의향이 없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가들은 코르시카, 롬바르디아 등의 지역에서 분리독립운동을 확산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보도했다. 특히 "스페인의 실패는 EU의 실패로 간주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이 성공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합법성, 경제, 인접국가들과의 관계 등을 꼽았다. 먼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독립선언은 1978년 스페인을 불가분의 통일체로 규정한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카탈루냐 자치정책(2006년)에도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스페인 경제의 20% 상당을 차지하는 카탈루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이미 관광수입의 15% 상당이 쪼그라들었다. 오브라이언의 호세 마우시리오 가오나 연구원은 "금융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급진적 결정,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이전 등은 스페인 경제에 불안정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EU 회원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도 큰 요소다. 가오나 연구원은 "카탈루냐는 이미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고, 더 많은 국가들이 카탈루냐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의 벨기에행도 이를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스페인의 수사망을 피해 브뤼셀에서 12월 선거까지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스페인 중앙정부의 조기선거라는 기습공격 카드를 받은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스페인 총리가 내놓은 자치의회 해선, 12월 조기선거 방침은 독립을 부르짖던 카탈루냐인들을 허망하게 만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가운데 푸지데몬 전 수반이 해외로 도망치듯 떠나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중심을 잃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푸지데몬 전 수반을 비롯한 지도부는 90일간 벨기에에 머물 수 있다. 프랑스 등으로 이동할 경우 또 다시 3개월간 거주가 가능하다. 그간 제기된 망명은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푸지데몬 전 수반이 이미 이를 부인한데다, 지난 5년간 벨기에는 EU시민에 대해 망명허가를 내리지 않았다고 채널뉴스아시아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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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검찰이 푸지데몬 전 수반을 비롯한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벨기에가 이를 거부하기도 어렵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푸지데몬 전 수반에 대해 "벨기에 정부가 초청하지 않았지만 다른 EU시민처럼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중앙정부는 지난달 27일 헌법 155조를 발동, 분리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해산을 선언하고 새로운 자치정부와 의회를 구성하는 선거를 12월21일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해산 전 의회 제1당이자 푸지데몬 전 수반의 소속당인 카탈루냐유럽민주당은 이날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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