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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유재하와 김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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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의 30주기이자 김현식 27주기인 오늘 듣고 싶은 노래

유재하(왼쪽)와 김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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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같은 때 문득 떠오르는 가수들이 있다. 한 번 생각나면 하루 종일 그들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다. 노래에라도 기대고, 위안 받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삶에 지쳐, 혹은 사람에 지쳐 고단하기만한 일상이 이어지는 날이면 그들의 노래가 더 생각난다. 그중 한 사람은 30년 전 오늘인 1987년 11월1일 스물다섯의 나이에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다. 어느 날 새벽의 교통사고는 그를 데려갔고 음악만을 남겼다. 그의 이름, 유재하다.

그는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하지만 그에게는 빈 곳을 마음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그려 갈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난 때는 이 노래가 담긴 1집 '사랑하기 때문에'를 내놓은 지 채 3개월도 안 된 시점이었다.
자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도맡은 9곡의 노래들로 빼곡히 채운 이 앨범으로 그는 지금 한국 대중음악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방송에선 음정이 불안하다며 그의 노래를 내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가 노래한 떠나간 사랑에 대한 애틋함과 다시 돌아온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절절한 고백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이렇게 읊조렸다. "하지만 이제 깨달아요 / 그대만의 나였음을 / 다시 돌아온 그대 위해 / 내 모든 것 드릴테요. "

그의 노랫말들이 한낱 사랑 얘기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방황하는 심정을 '가리워진 길'에 담아 불렀다. 특히 이 노래의 가사에는 상처 받고 헤매는 모든 약자들을 위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 "그대여 힘이 돼주오 / 나에게 주어진 길 / 찾을 수 있도록 / 그대여 길을 터주오 / 가리워진 나의 길."
이 노래는 유재하가 김현식을 위해 만들었다. 유재하의 1집이 나오기 전인 1986년 김현식은 그의 3집 '비처럼 음악처럼'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유재하가 세상을 떠난 날로부터 정확히 3년 뒤인 1990년 11월1일 그도 우리 곁을 떠났다. '가리워진 길'을 공유했던, 유재하의 30주기이자 김현식 27주기인 날, 어디선가는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에 위안이 됐던 그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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