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이냐 반대냐"…강요당하는 단말기완전자급제
국회발 완전자급제 질문공세 압박
"자급제 반대목소리 내기 힘든 분위기"
합리적 반대·근거제시 등도 묻힐 우려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3사가 단말기완전자급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침에 따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 내놓기 위해 11월 출범할 '사회적 논의기구(가칭)'에서도 완전자급제는 핵심의제로 다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으론 국회발 완전자급제 논의가 강한 탄력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창규·권영수도 완전자급제 '끄덕'…반대입장서 선회
31일 새벽1시까지 진행된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단말기완전자급제에 대해 좋은 제도라고 평가하면서 전향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동안 KT와 LG유플러스는, 적극적이었던 SK텔레콤과 달리, 완전자급제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이날 황 회장은 "(완전제급제는) 좋은 발상이라 본다"면서 "이통사는 이통사끼리, 제조사는 제조사끼리 각각의 영역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통신비 절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완전자급제가 LG유플러스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5대3대2(SKT:KT:LGU+)로 고착화된 이통시장을 완전자급제를 통해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깔렸다.
권 부회장은 "완전자급제가 (이통서비스만으로) 공정경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자급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던 삼성전자도 다른 입장을 내놨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이날 "완전자급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통사·유통망·제조사·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염두에 두고 숙의와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공식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찬성이냐 반대냐…강요당하는 완전자급제
그러나 국회가 완전자급제에 이례적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합리적인 반대 목소리조차 실종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전 국감장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완전자급제와 관련해 강한 질타를 받았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하면서 "과기정통부가 작성한 '완전자급제 검토보고서' 문건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자급제 반대논거를 과기정통부가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완전자급제의 원론에는 동의를 한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다만 유 장관은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고 특히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밀하게 검토를 해보자는 입장"이라면서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검토를 하고 국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과기정통부의 이 보고서에는 ▲완전자급제를 시행해도 단말기 가격은 인하되지 않고 오히려 구입비가 증가한다, ▲출고가가 이미 높은 상태여서 단말기 가격인하가 되리라 보장한다고 볼 수 없다, ▲삼성전자, 애플 등이 글로벌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기에 국내에서만 가격을 인하할 유인이 거의 없다, ▲중저가 외산폰 수입확대로 인한 경쟁활성화는 비현실적이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하라는 일은 안하고 자급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부정적 효과를 그렇게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뭐냐"고 말했다.
유 장관은 "지나친 점이 있다고 본다. 그 문건의 내용이 공식입장인양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송구하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자급제 관련 질의가 계속되는 마당에서 이에 대해 반대의견이나 근거를 제시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돼 가고 있다"면서 KT와 LG유플러스의 전향적인 선언에는 이같은 분위기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추궁처럼 이어지는 질문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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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1월 초 출범할 예정인 사회적논의기구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소비자단체, 관련 협회, 전문가 15명이 참여해 100일 간 가계통신비인하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논의 결과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입법 참고자료로 보고한다. 완전자급제, 기본료폐지(정의), 보편요금제 도입 등이 주요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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