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국책은행 첫 '이사후보추천위원회' 통해 임원 제청…'낙하산' 오명 벗나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국책은행의 '깜깜이' 임원 선임 절차가 개선될 전망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낙하산 사외이사 문제가 고질병처럼 반복된 만큼 향후 투명한 인사검증 및 선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최근 은성수 행장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 규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혁신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사회는 "은행장의 전무이사 및 이사 제청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이추위를 구성ㆍ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 임원이 공식 추천위를 거쳐 제청되는 것은 수은이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 경영진은 이미 전원 사의를 표한 상태여서 더욱 이목이 쏠린다. 그간 수은을 비롯해 KDB산업은행(산은), IBK기업은행(기은) 등 국책은행은 별도 후보추천 절차 없이 현행 별도법에 각각 명시된 조항에 따라 '은행장(산은은 회장) 제청에 금융위원회(수은은 기획재정부 장관) 임면'으로 임원을 선임했다.


명목상으론 각 국책은행 수장이 제청한다지만, 실제론 최종 임면권을 쥐고 있는 정부의 물밑 인사가 이뤄진다. 따라서 제청은 곧 임명을 의미하는데도 인선 과정은 전혀 공개되지 않는 탓에 깜깜이 인사란 비판이 제기된 대목이다. 인선 직전 '누가 온다더라'는 식의 하마평만 무성할 뿐 공식 후보추천이 이뤄지지 않아 대외 검증 절차도 없었다.

민간 금융사의 경우 지난해 8월 시행된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이추위 및 이사회 의결 등 강화된 절차를 이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인사 투명성이 되레 민간보다 취약한 셈이다.

AD

이 허점을 노려 무더기로 내려온 '비전문 낙하산 사외이사'는 국책은행의 경쟁력 약화 원인은 물론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됐다. 특히 지난해 터진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국책은행 사외이사 자리는 '정경유착'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 산은도 지난 4월 임원을 제청할 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도록 뒤늦게 정관을 개정했다.


다만 정책금융 위주의 산은 및 수은에 비해 민간 성향이 강한 기은의 경우 관련 논의가 아직이다. 안창국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기은 임원 선임 과정에 추천위를 넣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