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10년의 한 풀까…피해기업들 재수사 촉구
금융소비자연맹, 키코공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키코(KIKO)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키코 사태는 2000년대 후반 수백개의 우량 중소기업을 도산시킨 대표적인 금융적폐사건입니다. 지금이라도 키코사건을 재수사 해야합니다”
조붕구 키코(KIKO)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장의 외침은 길었다. 키코 피해기업들은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등 8개 단체들과 함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7일 대검찰청사 앞에서 '키코(KIKO) 사건, 검찰 재수사'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키코(Knock-In Knock-Out)는 통화옵션상품이다. 계약기간 동안 환율이 일정 구간 내에서 변동하면 기업이 이익을 보지만 구간을 벗어나면 큰 손해를 입는 구조다. 2008년 시중은행들의 권유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키코에 가입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폭등하면서 상당수의 가입업체들이 손해를 봤다.
피해 규모는 수조원에 달한다. 피해기업들은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소송을 했지만 지난 2013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ㆍ이인복ㆍ박병대 대법관)는 "키코 상품은 환헤지(환율변동에 따른 위험 분산)에 부합한 상품"이라며 "은행이 이를 판매한 것은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대법관 전원일치로 판결했다. 키코 공대위에 따르면 키코 가입 업체 475곳 중 235개 기업이 워크아웃, 법정관리, 파산·폐업 등의 수순을 밟았다. 이 중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를 종결해 정상화 중인 회사는 30여 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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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키코 관련 국회 답변에서 키코 사태의 재수사를 시사했다”며 “키코 공대위가 서울중앙지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서 받은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이 기업을 속여 상품에 가입시킨 내용의 녹취록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들은 파생금융상품을 환 헤지 상품으로 홍보하며 판매했고 계약을 맺도록 유도한 정황이 뚜렷하다”며 “말 그대로 ‘금융사기’이자 대표적인 금융적폐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에 따르면 초기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가입한 1000여개 기업들의 피해 규모는 최소 3조원 수준이며, 도산과 상장폐지 등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기업까지 합하면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키코 공대위는 “금융 적폐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공공성과 포용성 있는 새로운 금융 민주화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재수사를 통해 확실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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