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층 타워팰리스, 80층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지역 랜드마크…재건축 어렵고 안전·건강 등 과제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1994년 11월20일 서울 남산 경관을 해치던 '남산외인아파트'가 폭파됐다. '꽝'하는 굉음과 함께 15초 만에 주저앉았다.


현장에 있던 수천 명의 시민이 환호성을 질렀다. 1972년 완공한 남산외인아파트는 최고 17층 높이로 당시로써는 손에 꼽히는 초고층 아파트였다. 남산 조망을 독점한다는 비판 때문에 '흉물'로 취급받았지만 초고층 아파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당시만 해도 10층 이하 아파트가 대부분이었는데 20층에 가까운 층수는 그 자체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1980년대 이후 30층, 40층, 50층 등 '층수 신기록'을 세우는 아파트가 연이어 등장했다.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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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아파트는 아파트 건축 기술과 맞물려 눈부시게 발전했다. 더 높은 곳을 향하려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금전적인 실리가 맞물린 결과였다.

2002~2004년 완공한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60층의 벽을 깼고 '부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타워팰리스 3차 G동의 높이는 69층에 달했다. 2010년 이후 '마천루' 아파트 역사는 부산이 선도하고 있다.


현재 최고 층수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로 80층에 이른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72층이다. 부산이 세운 기록은 부산이 깰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1월 완공 예정인 해운대 엘시티 더 샵의 주거타워는 85층, 랜드마크 타워는 101층 규모로 짓고 있다.


서울의 타워팰리스나 하이페리온, 부산의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등 최고 높이의 아파트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인식된다. 뛰어난 조망권을 자랑하고 건폐율이 낮아 쾌적성도 우수하다.


'높게 더 높게' 마천루 아파트 역사…실리, 욕망 그리고 불안감 원본보기 아이콘

상대적으로 아파트 동 간격도 넉넉해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재건축 사업에서도 아파트의 층수는 관심의 초점이다. 재건축 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고심 끝에 35층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애초 목표는 49층 6054가구로 지을 예정이었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층수가 높으면 일반분양분이 늘어나 주민의 사업비 부담이 줄어든다. 초고층일수록 아파트 시세도 높게 형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이 원한다고 무한정 층수를 높일 수는 없다.


아파트 층수를 제한하지 않을 경우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 주변 아파트와의 형평성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은 상업, 준주거, 준공업, 일반주거 등 지역의 성격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허용 층수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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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아파트는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만만치 않다. 아파트 건축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화재나 지진 등 재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환기가 쉽지 않은 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건강에 대한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관리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층 아파트는 용적률 문제 때문에 재건축이 어렵다"면서 "초고층 아파트는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층수가 무한정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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